[기자수첩]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2016-10-12     문정임 기자

변화의 바람이 분다. 교육계에. 그저 멀리서 부는 미래 변화의 물결이 아니라, 당장 내 아이를 어떤 학원에 보내야 할지부터 고민하게 만드는, 당면 과제다.

문제는 그렇다. 예전에는 대규모 초등학교, 제주시 동지역 인문계고, 일류 대학을 대다수 학부모들이 선호해 별다른 선택의 길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많은 교육전문가들이 미래에는 ‘1592년 임진왜란 발발’과 같은 암기식 지식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학자금은 계속 오르는데 어렵사리 대학을 졸업시킨 아이에게서는 취직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창의력이 중요하다는데, 무슨 학원을 보내야 할 지 도통 감감이다. 

어떤 부모들은 여전히 일류 대학을 추구한다. 또 어떤 부모들은 아이들이 학창시절을 즐기도록 시골의 작은 학교를 찾아 들어간다.

과도기다. 그래서 엄마들은 친한 친구와도 아이 교육 문제에 대해 쉽게 입을 열지 못 한다. 나의 확고한 생각이 나와 다른 누군가의 철학을 부정하는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교육계에서는 진정한 소통으로 학부모들의 혼란을 줄여주려는 움직임을 찾기 힘들다.

매 회기 제주도의회와 제주도교육청이 보여주는 대화가 그렇고, 가깝게는 지난 11일 제주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가 주최한 교육 토론회가 그랬다.

토론회는 내 결론의 준거(準據)를 겨루는 자리다. 판단은 듣는 자의 몫이지만 정보와 논리의 제공은 토론자의 책임이다.

교육계에 수십 년 종사하고 여전히 나라의 녹을 받고 있는 많은 교육자들에게 지금 우리 학부모들이 기대하는 것은 노련한듯 속 빈 말솜씨가 아니라 당신이 생각하는 진짜 교육에 관한 철학과 비전이다.

오늘도 엄마, 아빠들은 퇴근 후 늦은 밤 아이들 책가방을 뒤적이며 우리 아이가 어른이 된 세상에서 정말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까 궁금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