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타는 학생부’ 제주 한해 7000건 정정
전국 올해 총 28만 4548건…도내 고교 2014년 7728건 달해
입시 학생부 비율 높아지며 출석·봉사활동 등 임의조작 증가
대입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일선 학교에서 학년이 바뀐 뒤 학생부를 임의로 조작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오산)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상 고등학교 학생부 정정 현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13년 25만 1495건, 2014년 27만 8985건, 2015년 29만 6170건 등으로 정정 건수가 해마다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9월 기준으로 이미 28만 4548건을 기록했다.
제주의 경우 2013년 3782건, 2014년 7728건, 2015년 4991건으로 나타났고, 올 들어서 9월까지 3734건으로 집계됐다.
제주지역 고등학교가 30개교임을 감안하면 2013년 이후 도내 고교에서는 학교당 124건에서 258건까지의 학생부 정정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단순 오기(誤記)를 바로잡거나 미기재된 내용을 첨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작을 하거나 고의적인 조작이 이미 이뤄져 이를 정정하는 등 문제가 되는 사안도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안민석 의원에 따르면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동아리 지도 교사가 다른 교사의 권한을 도용해 동아리 학생 30명의 기록을 고쳤고, 대전의 B고등학교에서는 6회나 무단지각한 학생의 기록을 교통사고 입원으로 조작했다.
안 의원은 특히 2015년 한 해동안 각각 807건과 685건씩 학생부를 정정한 일부 학교에 대해 부정사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제주의 경우 2016년 1~9월을 기준으로 총 3734건이 정정된 가운데 항목별로는 ‘교과학습발달사항’정정이 914건으로 가장 많았고 ‘봉사활동’(770건), ‘창의적 체험활동’(585건),‘수상경력’(509) 정정이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안 의원실이 배포한 또 다른 자료에서는 제주도교육청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한 초, 중, 고 감사에서 학생부와 관련해 지적받은 사례가 총 48개교 50건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정정한 사례(함덕중, 2012년 27건), 대회에 출전한 학생을 ‘출석인정결석’이 아닌 ‘출석’으로 처리한 사례(법환초), 학교에 출석하지 않은 학생이 당일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허위 입력한 사례(한림초, 제주동초, 동홍초)가 포함됐다.
안민석 의원은 “해마다 늘고 있는 학생부 조작·오류 때문에 학생부의 신뢰도 떨어지고 있다”며 “나이스상의 학생부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인위적인 조작이 불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