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 복개구조물 걷어내라”는 목소리
2016-10-09 제주매일
제18호 태풍 ‘차바’로 한천(漢川) 복개지에 물이 범람하면서 차량 수십여 대가 휩쓸려가고, 주택이 침수하는 등 제주지역에서 주민들의 피해가 가장 컸다.
복개지 바로 옆에 있는 가정집의 경우 태풍 당시 집 안으로 2m 가까이 물이 차올라 가전제품 등 생활용품을 모두 버려야 했다. 이 같은 피해는 주변 다른 집도 마찬가지였다.
옛말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했다. 피해 주민들의 심정이 바로 그렇다. 이곳에 살고 있는 84세 할머니는 “2007년 ‘나리’ 태풍 때도 이만큼 심하지는 않았다”며 “복개지 주변만 이런걸 보면 복개(覆蓋) 구조물에 분명 문제가 있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에 따라 반복되는 범람과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도록 “한천 복개구조물을 걷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복개지의 상판구조를 떠받드는 기둥들에 위에서 내려오는 나무나 생활쓰레기 등이 걸리면서 물의 흐름을 막았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선 저류지(貯留池)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그럴 가능성도 농후하다. 하지만 상판구조를 받치는 지지대가 있는 한천과는 달리 지지대가 없는 병문천은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지지대)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은 부실(不實) 복개도 문제지만, 어느 정도 원인을 알면서도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은 당국의 책임 또한 매우 크다. 이를 어물쩍 방치하다가 또다시 물난리가 반복된다면 그땐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