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과 개발의 합리적인 공존을 바라며

2016-10-09     김은철

국감서 제주 인구증가 문제 제기
원지사 인구 100만명 기반 마련 제안
“기준 초과 막는 정책도 추진” 지적

미래지향적 도시계획 수립 필요
교감없는 사업 갈등야기 유념해야
제주만의 특수성 감안 정책 개발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 3관왕 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자연환경자산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제주도는 개발과 보존이라는 거대한 화두 속에서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이 지역민들을 갈등과 반목으로 내몰고 있다.

제주는 세계적인 관광지로서 자랑할 것이 너무나 많다. 무궁무진한 보물들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발전시켜나가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에 걸맞게 열린 시각으로 지속적 개발을 진행해 보존과 개발이라는 합리적인 공존을 해 나가야 한다.

최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중국인 관광객들로부터 제주도민의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비롯해 부동산과 상하수도, 쓰레기 문제 해결 등 거주 인구 증가에 따른 인프라 구축을 주문했다.

특히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소규모 난개발이 증가하고 투기세력이 뛰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졌다”며 “제주도 인구가 2025년 100만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중장기적인 공급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2공항과 관련해서는 조속한 건설을 위해 반대 측과 소통을 강화해나갈 것을 제주도에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제주지사는 앞으로 도시기반시설을 확보할 때 2025년 목표인구를 상주인구와 체류인구를 포함해 100만 명으로 설정하고 그에 맞게 도시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여야 국회의원들은 체류인구를 100만 명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원 지사의 답변에 대해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서면 도시 인프라가 다 무너지는 것이냐며 100만 명을 기준으로 설정했다면 기준을 넘지 못하게 막는 정책을 같이 추진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정책 추진 시 한계치를 관리하지 않으면 교통난과 치안 문제 등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불편을 야기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는 우려도 전했다. 또, 물리적 개발에 집중할 경우 제주 최고의 경쟁력인 청정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들도 지적했다.

제주도의 관점에서 인구수의 증가는 경제활동에 있어 경제력, 소비력, 생산력이 커지는 것을 뜻한다. 특히, 출생에 의한 인구증가보다 정착주민 유입에 의한 증가는 투자비용보다 경제비용(은퇴자 자본유입)을 창출하기 때문에 경제성장, 지역발전에 선 효과를 가져오고, 인구증가로 인한 노동력의 증가와 사회적 자본의 증가로 지역산업 기술 발전, 그리고 소비 수요의 증가로 인한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한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도세가 약한 제주특별자치도에 도민의 수 확대라는 양적 성장과 더불어, 경험이 풍부한 도외 사회적 자본의 유입으로 지역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수준까지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인구의 증가는 지역에서 갖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듯 제주도는 중·단기 정책결정 수립과정에서 단지 인구수 100만 명을 상한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인구 수가 그이상이 되어도 대처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여타의 도시기반사업도 그 목표치에 맞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다른 지자체의 사례에서도 보듯,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도시정책이나 지역민들과 사전에 충분한 교감이 없이 경직된 절차와 통계자료만을 가지고 수립되고 집행되는 국책사업들은 예산을 낭비하고 지역에 반목과 저항을 불러낸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제주가 다른 지역에 비해 변화 속도가 일상의 통계만으로는 계량할 수 없는 특수상황인 점을 감안하면서 더불어 세계적인 관광지로서 수백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홍콩, 싱가포르나 수십만 명의 인구를 가진 하와이, 마카오 등과 경쟁에서도 지속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정책들을 개발해야 한다.

수많은 난제들이 제주발전을 막고 있다고는 하나, 지역민들의 대다수가 참여하고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경주하면 실마리는 찾을 수 있다.

서로가 공생할 수 있는 보존과 개발이야 말로 더 많은 이들을 제주로 오게 하고, 이에 따라 지역민들의 소득도 증대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