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주년

2005-08-15     제주타임스

 오늘은 60주년 광복절이다. 우리 민족이 일제 36년의 압제에서 벗어나 해방된 지 꼭 60년이 되는 날이다. 사람으로 치면 만 60세, 환갑(還甲)을 맞는 날로,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합쳐서 60갑자(甲子)가 되므로 태어난 간지(干支)의 해가 다시 돌아왔음을 뜻한다.
그러니까 올해 광복절은 환갑을 맞아 그 어느 해보다 뜻 깊은 날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다시 광복절을 맞으면서 심한 자괴지심(自愧之心)을 갖지 않을 수 없음은 웬 일일까.
광복 60주년이 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남북으로 갈라진 채 참다운 광복, 진정한 해방을 노래하지 못하고 있다. 남북은 대화와 교류의 물꼬를 트고 있으나 민족의 하나 됨은 언제쯤 이뤄질지 요원한 가운데 여전히 대북지원사업은 일방적 퍼주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에 침묵하는 정부 또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60년 세월을 회고하건대 우리는 6·25, 4·19, 5·16 등 큰 역사의 물줄기를 헤쳐 나가면서 경제부흥과 민주화를 이뤄냈지만 뿌리 깊은 지역주의와 연고주의, 집단 이기주의와 황금만능주의의 수렁에서 끝없이 분열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가 대립하고 개혁과 반개혁의 갈등이 분출하면서 집권측은 내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흑백논리로 편을 가르며 온 나라를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침체로 서민들이 고통을 겪고 빈부 격차가 더욱 심화돼 많은 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당리당략의 볼모가 된 채 민생을 내팽개친 지 오래다. 게다가 국가권력이 자행한 불법 도청은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형국이 아닌가.

제주지역은 어떤가. 지난 60년의 행정체계를 무너뜨리는 혁신안이 주민투표에서 선택됨으로써 새로운 변화의 길을 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광복 60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광복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하며 정녕 나라사랑의 길이 어디에 있는 지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진정한 해방, 참다운 광복을 실현할 지혜와 용기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