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혼자사세요?
‘16. 9.21. 새벽 3시. 삼도2동 주택 비상 신호발생’ 홀로 사는 조00할아버지가 화장실에 갔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셨다. 집안‘응급게이트웨이’에 응급신호가 119센터로 전송됐다.
할아버지는 응급차로 한국병원으로 이송되고, 이웃들은 담당 생활관리사에게 연락했다. 생활관리사는 급히 병원으로 가면서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했고, 사정상 당장 병원에 올수 없으니 진료와 입원 등을 부탁해왔다. 할아버지의 MRI 결과 ‘척추뼈 손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 입원수속을 마친 시각이 9시 50분. 간병인과 교대하는 것으로 아침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제주시 독거노인원스톱지원센터 생활관리사(김00)의 ‘독거노인 사고 동향 보고 일지’를 옮겨놓은 내용이다.
제주지역에는 전체 노인의 12.2%(10,694명)가 가족이 없거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다. 이중 요보호 홀몸노인 4337명에게는 생활관리사가 지정되어 주3회 안전확인과 생일·나들이행사, 건강·생활교육 등이 이루어진다.
독거노인 응급안전서비스는 치매 등 상시 보호가 필요한 노인·장애인집에는 응급게이트웨이를 설치하고, 활동 미감지 상황 등 발생 시 원스톱지원센터와 119센터 자동 신고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또한 혹한·혹서기 주의보 발령이 되면 1일 1회 안전확인 체제로 강화된다. 지난 여름은 폭염특보가 37일간 계속돼 생활관리사들은 주말도 없이 매일 활동했다. 어르신들은 “우리에게는 더위에 힘들까봐 낮에는 나가지 말라고 하면서, 매일 연락을 주는게 미안하고 고맙지. 자식들도 바쁘면 일주일에 한번 전화오기 힘든데” 라며 생활관리사들을 자식보다 더 가깝게 생각하신다.
시인 정호승은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누군가의 따뜻한 눈길과 말마디에 행복해진다. 우리 모두 이웃에 혼사살고 있는 어르신들께 따뜻한 눈길과 말한마디 건네는 배려가 필요한 이유이다.
어르신들은 늘 “귀찮아. 다시 오지마”라고 해도, 기다리고 계신다는 걸 알기에 생활관리사들은 오늘도 “어르신! 오늘은 날씨도 안좋은데 몸살은 안햄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