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홀 ‘무사증 구멍’ 키우는 제주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적시 불구 여권판독기 미사용
민원·혼잡 이유 육안확인만…“전원 신분확인할 것”
해마다 무사증을 통해 제주도로 들어오는 외국인이 느는 가운데 제주국제공항에서 이뤄지는 무사증 외국인의 육지 밀입국 방지 업무가 미흡하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무사증 제도를 악용해 국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체류기간을 초과하는 불법 체류자가 증가하는 만큼 관계기관인 제주도와 한국공항공사에서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감사원에서 내놓은 '국민안전 위협요소 대응·관리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제주공항에서 감사를 진행한 결과 제주도는 제주발 국내선 탑승 외국인 검색 시 혼잡할 때 여권자동판독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동판독이 가능한 여권을 소지한 외국인 탑승자에 대해서는 판독기를 통해 국내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 허가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제주도는 늦어진다는 민원 발생 이유로 직원이 육안으로만 여권 등을 확인했다.
그동안 여권자동판독기를 통해 제주도 무단 이탈을 시도한 무사증 외국인이 6명 적발되는 등 여권자동판독기를 이용하는 것이 밀입국 방지 업무에 효과적이지만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감사원은 또 이처럼 국내선 탑승 예정 외국인 심사대가 혼잡해 외국인 검색이 소홀하게 이뤄지고 있음에도 제주도에서 그동안 심사대 추가 설치 등 조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제주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무사증 외국인 수가 많으므로 한국공항공사에서 국내 다른 지역으로 갈 목적으로 내국인으로 위장한 외국인에 대해서도 식별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주도는 감사 결과에 대해 "여권자동판독이 가능한 여권 소지자 전원에 대해 판독기를 이용해 신분 확인을 하겠다"고 답했다.
한국공항공사도 "제주지방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전문교육을 하는 등 내국인으로 위장해 제주도를 무단이탈하려는 외국인에 대해 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에 무사증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 수는 2012년 23만2929명, 2013년 42만9221명, 2014년 64만6180명, 2015년 62만9724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제주 지역 불법 체류자 수도 2011년 282명, 2012년 371명, 2013년 731명, 2014년 1450명, 2015년 4353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