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경주 지진에 제주도 ‘들썩’
12일 오후 8시 33분 진도 5.8 …관측 이래 최대
도내서도 신고 410건 불구 다행히 피해는 없어
경북 경주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내륙 지진이 발생하면서 그 여파가 제주에까지 미쳤다. 고층 아파트의 창문이 흔들리는 등 지진 관련 신고도 폭주하며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7시44분쯤 경북 경주시 남서쪽 9km 내륙지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오후 8시32분에는 같은 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진도 5.8은 기상청 지진 관측 이래 국내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로 지진의 여파로 경주와 울산, 대구 등 영남지역은 물론 대전과 서울과 제주지역에서도 진동(진도 2규모)이 감지됐다.
제주지진관측소는 1차 지진 발생 2분만인 이날 오후 7시46분 제주에서 진동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는 ‘건물이 흔들림을 느꼈다’ 는 등의 지진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후 오후 10시까지 모두 410여건의 지진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시내 노형동과 연동 지역을 중심으로 건물이 흔들린다는 신고가 많았지만 인명 및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는 경주 지진 발생 직후 안전관리실장 주재로 상황판단회의를 열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했으며 13일에는 원희룡 도지사의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도내 다중이용시설과 노후주택 등에 대해 안전자문단을 활용해 안전 점검을 벌이기로 하는 등 대책을 논의했다.
제주도교육청 역시 이날 일선학교에 긴급 공문을 보내 학생들에게 지진 대피 매뉴얼을 숙지시키도록 독려했다. 교육청은 공문을 통해 교내 비상연락망을 최신 정보로 정비하고 전화 착신을 철저히 하도록 당부하는 한편,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재난안전교육 만화 자료를 참고해 학생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폭염·폭우 상황에선 스팸 수준의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오던 국민안전처가 이번 지진에는 문자메시지가 한 통이 없었다.
국민안전처는 경주시의 진앙으로부터 반경 120㎞ 지역에만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가장 강한 지진은 1980년 1월 평안북도 의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3의 지진이며, 국내에서는 1978년 9월 충북 속리산과 2004년 5월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규모 5.2의 지진이 가장 컸다.
제주지역에서는 지난 8월20일 서귀포시 성산읍 동북동쪽 41㎞ 해역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올 들어서만 9번의 지진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