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농가 번만큼 악취저감에 투자해야 

2016-09-12     제주매일

도내 축산산업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축산업 조수입은 2010년 6578억원에서 작년 9349억원으로 5년 새 42% 증가했다. 제주의 생명산업으로 일컬어지는 감귤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2015년산 감귤 조수입은 6022억에 그쳤다. 제주지역 경제성장에 축산업의 기여를 무시할 수 없다. 축산농가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축산업 성장의 이면에는 불편한 진실이 도사리고 있다. 축산분뇨 악취 문제다. 이는 제주관광 이미지 하락은 물론 주민들의 실생활에도 고통을 주는 심각한 사안이다. 도민들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축산분뇨 악취 문제가 심각한 마을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악취근절 운동에 나서고 있다. 도내 양돈장 최대 밀집지역인 한림읍 금악·대림리 주민들로 구성된 양돈장환경피해대책위원회가 지난 5월 출범했다. 지난 수십 년간 행정에 관련민원을 제기했지만 개선은커녕 문제가 악화되자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대책위는 상명리와 명월리, 상대리 주민들과의 연대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축산악취와 관련해 그동안 개별 마을이 환경감시단을 구성해 운영한 사례는 있지만 마을간 연대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축산악취 문제가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주민들이 이런 활동에 나서기까지 행정은 뭘 했나 묻지 않을 수 없다. 양돈 등 축산업 육성 지원에만 골몰하면서 주민들의 불편과 고통은 도외시했다.

더 큰 책임은 축산농가에 있다. 일부 농가는 돈벌이에만 급급해 축산악취 저감노력은 않고 있다. 축산악취의 주범 격인 양돈업 조수입은 지난 5년 간 약 37%(3018억원→4142억원) 증가했다.

축산농가 수입 증가에 비례해 도민들의 축산악취 고통은 가중됐다. 양돈농가는 더 이상 주민들 희생을 요구해선 안 된다. 번만큼 축산악취 저감에 투자해야 한다. 자구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