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帝, 대정~안덕 해안변 본토방어용 요새화

제주동굴연구소, 진지동굴.격납고 등 137곳 확인

2005-08-10     정흥남 기자

월라봉~산방산~송악산~알뜨르 비행장
日帝, 본토방어용 요새화
대정~안덕 해안 진지동굴.격납고 등 군사시설 137곳 확인
제주동굴연구소, 광복 60주년 한.일 공동 보고서


남제주군 대정.안덕 지역이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에 의해 철저하게 군사 요새화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제가 태평양전쟁말기 이 일대에 구축한 진지동굴 및 전쟁유적이 수백곳에 이르면서 사실상 이 일대 해안 오름 대부분이 군사 진지로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제주도동굴연구소(소장 손인석)는 지난 11월부터 일본과 공동으로 제주도 일본군 진지동굴.전쟁유적에 대해 1단계 조사를 벌인 결과 남제주군 대정.안덕 지역에서 일제가 구축한 진지동굴 및 전쟁유적이 137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동굴연구소는 이날 이 같은 사실이 수록된 ‘광복 60주년 제주도 일본군 진지동굴.전쟁유적 한.일 공동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동안 이 일대에서는 알뜨르 비행장과 송악산 진지동굴 등 숱한 군사 요새 등이 발견됐으나 이처럼 진지동굴 및 유적 실태가 정확하게 규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제주동굴연구소는 지난해 이후 대정읍 송악산을 비롯해 셋알오름과 섯알오름, 알뜨르 비행장, 모슬봉 등 13개 지역에서 정밀조사를 벌였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는 △진지동굴 73개 △격납고 35개 △지하벙커 3개 △고사포 5개 △관측소 6개 △탄약고 9개 △병사 막사 4개 △정비소 1개 △활주로 1개가 분포했다.

또 장소별로는 알뜨르 비행장에서 격납고 45개와 탄약고 8곳, 막사 4곳 및 지하벙커와 관측소 및 정비소 각 1개 등 모두 50곳의 유적이 발견돼 일본군의 요새가 이곳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셋알오름에 구축된 진지동굴의 총 길이 1220m은 제주도는 물론 일본 오키나와 진지동굴을 통틀어 가장 규모가 크다고 조사단은 강조했다.
조사단은 이 동굴의 정밀측량도를 완성했다.
또 이번 조사결과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과 안덕면 서광리 논오름에서 진지동굴의 존재가 추가로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이번소사에 산방산에는 길이 6.3~48m의 관통형 및 직선형 진지동굴 4개가 확인됐는데 이곳에는 일본군 1개 중대 규모의 병력이 주둔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논오름에서도 연대급 전투 주력부대 지휘부가 주둔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진지동굴 4개가 오름 분화구 안쪽으로 구축됐다.
조사단은 특히 이번에 이 지역 군사요새 조성과정에서 동원된 주민 등 12명의 증언을 확보, 이를 보고서에 수록했다.
한.일 조사 단장을 맡고 있는 손인석 박사는 이날 공개된 조사보고서를 통해 "제주도에 구축된 각종 진지(요새)에 대해 동굴학자, 측량전문가, 군사학자, 사회.역사학자 등이 참여하는 종합적인 학술조사를 벌여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함으로써 후세들의 역사의식을 고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제는 태평양전쟁 말기 전세가 불리해지자 제주도를 자국 본토 방어의 최후거점으로 삼기위해 전역에 요새를 구축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제주도 전역에는 현재 일본군 진지동굴과 전쟁유적 600~700개가 구축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이뤄진 한.일 공동조사는 오는 2010년 10월까지 5단계로 나뉘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