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 덕에 올 추석은 깨끗한 집에서”

해병대 제9여단 93대대, 동홍동 주거 환경 개선 활동

2016-09-07     김동은 기자

“깨끗한 집에서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이렇게 나서서 도움을 주는데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지 뭐.”

7일 오후 1시 서귀포시 동홍동의 한 단독주택. 집 안은 각종 쓰레기와 쓸 수 없는 살림살이로 가득했고, 바닥에는 흙과 모래가 뒤섞여 있었다.

쓰레기 더미에서 풍기는 악취는 말도 못할 정도였고, 온갖 벌레까지 들끓는 등 위생 상태가 매우 열악했다.

이 집에 사는 김모(77) 할머니는 어떤 물건이든지 버리지 않고 모으는 수집 강박증에 치매까지 앓고 있어 감염병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날 해병대 제9여단 93대대 장병 10여 명은 김 할머니 집 안에 쌓인 쓰레기를 수거하는 주거 환경 개선 활동을 펼쳤다.

평안재가노인복지센터의 지역사회 자원연계 사업으로 이뤄진 이번 봉사는 김 할머니가 쾌적한 환경 속에서 추석을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이뤄졌다.

장병들은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김 할머니가 10년간 쌓아둔 케케묵은 쓰레기 3t 상당을 치우고, 집 안을 말끔하게 청소했다.

정재훈(22·경남) 상병은 “할머니를 보고 고향 집에 계신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며 “깨끗해진 집을 보고 웃으시는 할머니의 모습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택(22·경기) 상병도 “그동안 부내 내에서 환경 정화 활동을 한 경험이 쓰레기를 치우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집이 깨끗해지니 제 마음도 깨끗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김 할머니는 “올 추석 명절은 깨끗한 집에서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정말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오랜만에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용은화 사회복지사는 “무더운 날씨에도 해병대 장병들이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줘 감사하다”며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에 많은 분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