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위험·상권 침체는 ‘기우’
‘잘못된 행정’ 중앙사거리 횡단보도 철거
<중> 설치 반대하는 사람들
해당지역 안전성 이미 검증
하루 수천명 쇼핑객들 방문
“지상 상가 ‘역차별’” 불만
제주시 원도심 중앙사거리 시청 방향 구간에 노약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이 횡단보도 설치를 바라고 있다. 해당 구간의 경우 길을 건너려면 멀리 떨어진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지하상가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횡단보도 설치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버스기사’와 ‘지하상가 상인’이다.
▲ 정말 위험한가
해당 구간을 지나는 노선의 버스 기사 윤모(55) 기사는 지난 6월 중앙지하도상가 보수로 해당 구역에 임시 횡단보도가 설치됐을 때 보행자들이 위험했다고 말한다. 윤씨는 “탑동 방향 직선 차선에 횡단보도 위로 정지 신호를 받고 대기하는 차들 때문에 보행자가 보이지 않아 사고 위험이 있었다”며 횡단보도 설치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운전자들이 신호 정지선을 지키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횡단보도 설치로 보행자가 위험해진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횡단보도가 없으면 무단횡단이 비일비재하게 이뤄져 횡단보도 설치를 통해 보행자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근에서 29년째 장사를 하는 박일성(59)씨는 “횡단보도 없을 때 많은 사람이 무단횡단을 한다”며 횡단보도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해당 구역의 안전성 문제는 이미 지난 2007년 가결된 교통안전시설 심의에서 검증된 바 있다. 제주도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교통 관련 관계기관, 전문가로 구성된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에서 이미교통 사고 예방과 관련해서 심의를 거쳐 통과시켰다”며 교통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 상권이 어려워진다?
양승석(59) 제주중앙지하상점가 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6일 본지와 한 통화에서 해당 구역에 횡단보도가 설치될 경우 중앙지하도상가 상권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지하상가에 업주, 종업원 등을 포함해 1000여명이 있다”며 “횡단보도 설치로 지하상가가 침체하면 상인들은 뭐 먹고 사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중국인 등 많은 관광객이 지하상가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시에 따르면 지하상가 하루 평균 고객 수는 2013년 3600명, 2014년 4630명으로 증가했다. 더욱이 최근 관광객 수 증가로 지하상가 방문자가 늘고 있어 중앙사거리 한 곳에 횡단보도가 설치된다고 상권이 어려워진다고 볼 수는 없다.
‘지상’에 있는 상가들 사이에서는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푸념도 나온다. 인근에서 20년째 가게를 운영하는 양모(53‧여)씨는 “지하상가 상인들은 자신들의 영업 이익이 감소하는 것만 생각하는데 우리는 뭐냐. 지하상가 상인들을 위해서 희생해야 하냐”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