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도박 경험, 성인 ‘중독’ 연결”

한국중독심리학회·제주대 공동 학술대회 개최
우정애 센터장 “조기발견·개입 시스템 구축 필요”

2016-09-04     문정임 기자

도박을 청소년기 누구나 한번쯤 해볼 수 있는 가벼운 행위로 치부하는 부모들의 잘못된 인식이 자녀를 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청소년들의 경우에도 도박을 건전한 돈벌이의 수단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아 도박의 위험성에 대한 정확한 인식 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정애 제주스마트쉼센터장은 2일 한국중독심리학회와 제주대학교가 제주국제교류회관에서 마련한 공동 학술대회에서 ‘제주지역 도박문제의 실태’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우정애 센터장은 “제주지역의 경우 도박 문제군(RED,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2015) 청소년 비율이 3.7%로 전국 평균 1.1%보다 3배 이상 많고, 성인의 경우 경마 경험률이 15.3%(사행산업이용실태조사 2014)로 압도적으로(2위 경기 9.5%) 높지만 현장 상담사례와 각종 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청소년이나 기성세대 모두 도박을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센터장은 “학생들은 도박을 ‘스포츠베팅’이나 ‘게임’으로 건전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도박을 소비가 아닌 ‘창조’나 놀면서 돈을 벌 수 있는 ‘합리적 노동’의 세계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내 아이는 공부하는 시간이 많고 돈이 없기 때문에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설령 하더라도 청소년기 잠깐 하는 행위로 가볍게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우려했다.

우 센터장은 “그러나 많은 국내·외 연구 결과들은 청소년기 도박 문제 경험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어지기 쉽고, 병적인 도박자들은 청소년기에 도박을 시작한 경우가 많다”며 “청소년들이 주로 하는 인터넷 도박은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져 접근을 막기 어렵기 때문에 예방 교육을 통해 스스로 도박행위의 위험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 센터장은 “실제 제주대학중독연구센터(2015)가 실시한 조사에서 제주지역 청소년 조사대상자 2693명중 7.6%인 204명이 ‘현재 도박을 하고 있고 누군가 내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상담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우 센터장은 “특히 제주에는 국내 3개 경마장 중 한 곳이 있고 국내 17개가 있는 카지노 중 8곳(외국인)이 있는 등 도박에 대한 물리적, 심리적 접근성이 높은 만큼 도박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시키는 여러 작업이 시급하다”며 "예방 교육과 더불어 도박 위험 군을 조기 발견해 바로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아울러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