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검찰 수사, 과연 누가 믿을 것인가
2016-08-30 제주매일
검찰 특별수사팀이 29일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비리 의혹(疑惑)을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가족회사와 ‘감찰 내용 누설 의혹’을 산 이석수 특별감찰관실 등 모두 8곳에 대해서다.
그러나 압수수색 내용은 판이하게 달랐다. 특별감찰관 사무실 수색에 나선 검찰은 집기만 빼고 죄다 박스에 담고 나왔다. 반면에 우 수석의 경우 자택과 집무실은 대상에서 제외한 채 유령회사인 ‘정강’만 압수수색했다. 들고 나온 것도 달랑 쇼핑백 1개 분량이 전부였다.
압수수색이 있던 날 이석수 감찰관은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 발표가 있었다. 공교롭게 이날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도 회사에 사의를 표명했다. 본건과는 별개인 송 주필의 퇴진엔, ‘친박(親朴) 돌격대’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공작정치’를 연상케 하는 각종 제보가 그 원인으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넥슨과의 의혹 거래로 촉발된 ‘우병우 파동’의 몸통은 그 자신이다. 그런데도 정작 의혹의 당사자인 우 수석은 사퇴는커녕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반해 우 수석을 수사 의뢰한 특별감찰관과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 고위 간부는 줄줄이 사퇴했다. 그야말로 본말(本末)이 전도된,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 수 없다.
이를 두고 노회찬 국회의원은 “손으로 달을 가리키니까 손가락을 부러뜨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 정부와 검찰의 서글픈 자화상(自畵像)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