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서민 ‘쩔쩔’ ...집 남는 부자 ‘떵떵’

제주시내 71동 장기 방치 행정 속수무책

2005-08-06     정흥남 기자

집 없는 서민 ‘쩔쩔’ ...집 남는 부자 ‘떵떵’
장기방치된 폐가 수두룩
제주시내 71개소...도시미관 저해-청소년 탈선장소 전락
“사유재산 손대지 말라” 건물주 배짱...행정 속수무책


제주시 도심 한복판에 방치된 건물들이 수두룩하다.
이들 방치된 건물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은 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사실상의 새 집들이다.
그런 건물들이 앙상한 건물 외형만을 드러낸 채 도심지에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는 5일 관내 빈집(공가.폐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 모두 71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주거용 건물이 59채로 가장 많았으며 나머지 12채는 창고와 과수원 관리사 등으로 나타났다.

동 별로는 이도1동이 11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건입동 10곳, 도우동과 9곳, 외도동과 삼도2동 각 8곳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제주시는 이들 건물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도시미관 저해와 함께 방학기간 중 가출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건물은 노숙자들의 숙소로 이용되면서 화기취급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높은 실정이며 방치 건물들에 대한 청소 등이 실시되지 않아 주변 환경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특히 일부 건물들의 경우 멀쩡한 채 방치돼 집 없는 서민들에게 위화감까지 초래하고 있다.
이들 건물주들은 대부분 타 지역에 거주하면서 제주시의 철거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제주시 역시 이들 폐건물로 인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들끓고 있으나 엄연히 사유재산인 이들 건물에 손도 못된 채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

한편 제주시는 5일 각 동별로 방치된 건물주를 찾아내 재차 정비를 요구하는 한편 정비 후 임대 등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설득해 나가기로 했다.
제주시는 이와 함께 건물주가 설득에 나서지 않을 경우 방치 건물 인근에 가설 울타리를 설치하는 방법 등으로 건물을 폐쇄, 노숙자 및 가출 청소년들의 출입을 봉쇄키로 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날 이와 관련, “각 동사무소를 통해 최대한 이른시간내 해당 건물주를 찾아내 철거 및 정비작업을 독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