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구역 담배 ‘뻐끔’ 몰염치 시민에 ‘눈살’

즉각 단속 없어 ‘당당’…인력 부족 등 한계

2016-08-18     고상현 기자

17일 오전 10시께 제주시 연동에 있는 한 놀이터에는 7명의 아이들이 엄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뛰어놀고 있었다. 갑자기 한쪽에서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금연구역’ 표시 앞에서 담배를 피우자 아이 엄마들이 일제히 얼굴을 찡그렸다. 이날 초등학교 3학년생 아이와 함께 나왔다는 고모(38‧여)씨는 흡연 남성의 눈치를 보며 “아이들도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피워대네요”라고 조용히 불만을 털어놨다. 

일부 몰염치한 시민들이 금연구역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8일 오전 제주시 연동 한라병원 앞 버스 정류장에서도 금연구역임에도 몇몇 젊은 남성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김모(23‧여)씨는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 즉각 단속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 하니 상당수의 흡연자가 경고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시민들 사이에서 금연구역 내 흡연행위에 대해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담당 인력이 부족해 단속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보건소 관계자는 “제주시 내 금연구역이 일반음식점, 버스‧택시 승강장, 어린이놀이터, 관광지 등 12000여개에 달한다”며 “직원 9명이 3팀을 이뤄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곳을 중심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한참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단속이나 과태료 징수에 나선 공무원들에게 심한 욕설을 하는 시민들도 종종 있다”며 “흡연자들 스스로 금연구역 내에서는 흡연을 자제하는 등 다른 사람을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