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고무매트 검사 기준 강화돼야 ”
학부모들 “한여름 고무 타는 냄새…‘검사 합격’ 판정에도 불안”
대대적 교체 중금속 우레탄 트랙에 놀란 가슴 고무매트에 꽂혀
KS기준 적용 후 설치된 학교 우레탄 트랙에서도 중금속이 검출되면서 시설 안전에 대한 도민사회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어린이 시설에 적용되는 검사 기준과 방식에 대해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들은, 안전을 위해 검사 기준을 깐깐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과 기존의 ‘물리적 안전’ 위주의 검사를 ‘중금속’ 검사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다소 다른 의견을 모두 제기하고 있다.
지난 주말 연동의 한 어린이공원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학교 우레탄에서 중금속이 나왔다는 기사를 보면서 놀이터 고무 매트는 괜찮은지 항상 궁금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학부모들은 “한여름 뜨거운 햇빛을 하루 종일 받고 있는 고무 매트에서 가끔은 타이어 타는 냄새가 나는 것도 같은데 안내판을 보면 정기검사 결과 합격으로 나와 있다”며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 궁금하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검사 기준을 더 깐깐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학부모들 가운데는 “외형적 안전성에 대한 규제는 풀고, 중금속 검사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학부모는 “놀이터 검사는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안전’ 위주로 진행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며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노는 것이 중요해지는 시대인 만큼 단순한 안전보다는 차라리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 검사 위주로 아이들의 건강을 더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어린이 시설물의 안전과 건강 척도에 대한 판단은 도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정부 기준에서 더 나아간 제주만의 새로운 안전검사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민안전처가 고시한 ‘어린이놀이시설의 시설기준 및 기술기준’을 보면 놀이시설 정기검사는 난간의 높이, 울타리 출입구의 너비, 기구의 마감처리 등 1차적인 외상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검사가 대부분이다. 중금속 검사는 바닥재인 고무매트 등 일부에 대한 내용이 전부다.
게다가 지난 주 본 지가 보도한 것처럼 고무매트 중금속 검사 항목에는 고무매트를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데 쓰이는 ‘프탈레이트’나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제외돼 있다. 더불어, 어린이공원 바닥재 중금속 검사는 학교 우레탄 검사(총함량검사법)보다 더 느슨한 용출시험법이 적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한 놀이시설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놀이터 점검 기준은 환경부, 국민안전처 등 각 기관이 부분적으로 지정한 법령 내 최소한의 기준일 뿐”이라며 “놀이터마다 담당 부서가 달라 관리 공백이 있을 수 밖에 없는 만큼 놀이시설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와 제주만의 관련 기준 제정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