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려 하는가
2016-08-10 제주매일
학교 운동장 트랙과 관련 제주도교육청과 일선학교 측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도교육청은 인조 우레탄 설치를 제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반면, 대부분의 학교는 여전히 ‘우레탄’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우레탄 트랙 전수조사에서 도내 172개교 중 96개교에서 유해(有害) 물질이 검출되자 전면 교체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지난 7월 새로운 트랙 모형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결과는 뜻밖이었다. 96개교 가운데 납읍·서광·토평·표선 초등학교(이상 천연잔디)를 제외한 92개교가 우레탄 재설치를 선택한 것이다.
이런 결과로 말미암아 2차 수요조사를 감행하는 촌극(寸劇)이 빚어졌다. 재발송된 공문엔 우레탄을 제외하고 ‘마사토’와 ‘천연잔디’만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KS기준 제정 이후 설치된 우레탄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됐듯이 인조 우레탄에서는 언제든지 유해물질이 나올 수 있다”며 마사토나 천연잔디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문제는 학교운동장 모형의 경우 조례(條例)에 따라 도교육청이 아닌, 학교운영위원회가 결정한다는데 있다. 일선학교에서 우레탄 트랙을 고집하면 교육청도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뜻이다.
학교 운동장 트랙은 예산을 떠나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直結)되는 문제다. ‘관리편의’ 말고 다른 이유가 없다면 학교운영위는 오로지 학생들을 위해 ‘결정을 번복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잘못된 일인줄 알면서도 이를 고치지 않고 방치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