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교통정책 ‘사고’ 자초
조합원 고용승계 우선배려 공언한 뒤‘없던 일’오락가락
시내버스 파행 2개월...시민들은 땡볕아량생고생’
초보 교통정책 ‘사고’자초
조합원 고용승계 우선배려 공언한 뒤‘없던 일’오락가락
대화여객 노조원들 시장실 점거...일부에선“책임 물어야”
제주시 시내버스 정책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원칙도 없고 소신도 없을 뿐만 하루에도 수차례 말을 바꾸고 있다.
땅에 떨진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방법은 뒷전에 밀린 채 특정회사 특혜설 등 온갖 소문들만 무성하다.
제주시내 최대 시내버스 회사인 대화여객이 파업에 들어간 뒤 2개월이 다가오고 있으나 시내버스 문제를 풀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뙤약볕 길에서 시민들은 더 고생하고 있고 행정에 한 가닥 기대를 걸었던 대화여객의 100여 파업 노조원들의 불신의 골은 더욱 깊게 패이고 있다.
제주시가 종전 대화여객과 노조와의 약속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특정사에 버스 증설을 검토, 급기야 이에 흥분한 대화여객 노조원들이 제주시장실을 점거하는 사태까지 초래됐다.
이번 대화여객 노조원들의 제주시장실 점거농성 사태는 제주시가 사태악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화여객 노조원 20여명은 3일 오전 9시 30분부터 제주시장실을 점거, 김영훈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날 농성중인 노조원들에 따르면 제주시는 당초 대화여객이 파업에 돌입한 뒤 대화여객에 대한 면허취소와 동시에 최대한 빨리 제3의 회사를 공모, 조합원 고용을 승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시는 실제 최근 간부회의에서 조차 앞으로 대화여객 실직 조합원들의 고용촉진을 우선 시행키로 공언했다.
그런데 제주시는 이같은 노조와의 약속을 슬그머니 뒤로하고 현재 공영버스와 함께 유일한 민간회사인 삼영교통에 20대 정도를 증차하는 문제를 추진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같은 제주시의 조치는 당초 대화여객 파업초기 제주시가 추진해 온 정책과도 반대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제주시는 현재 29대의 공영버스 추가 구입을 시의회에 건의해 놓은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파업중인 대화여객 노조원들이 시장실을 점거하는 사태까지 발생하자 3일 오전 한때 “이 문제(삼영교통 증차)는 없었던 것으로 하겠다”고 담당 국장이 직접 밝혔다.
그러나 담당국장은 이 발언을 한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신규 사업체 공모와 특정회사에 버스증차 문제를 모두 검토 하겠다”고 번복했다.
제주시는 노조원들이 반발이 계속될 조짐을 보이자 “신규 사업자 공고를 최우선 추진하고 삼양교통 증차계획을 유보하겠다”고 또 기존 입장을 번복했으나 제주시 내부는 물론 업계도 이번 기회에 상황을 이 지경으로 몰고온 대중교통 부서에 대한 책임추궁과 함께 인적개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원칙도 없고 소신도 없는 제주시 대중교통정책의 치부를 이날 오전 한순간 적나라하게 30만 제주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순간이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이 빚어진데 대해 “당장 오는 9월부터 2학기가 시작될 경우 예상되는 학생들의 불편을 단기에 수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제주시내버스는 현재 삼영교통 64대와 공영버스 25대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