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우레탄? 안돼!”
유해물질 검출된 96교에 “우레탄 빼고 선택하라” 공문
교육청 “새 제품서도 검출 가능…예산 낭비요인 잠재"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일선학교의 인조 우레탄 설치를 제한하는 쪽으로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
도교육청은 최근 유해물질이 검출돼 교체작업을 앞두고 있는 96개교에 대해 우레탄을 제외한 ‘마사토’와 ‘천연잔디’ 중 한 가지를 고르도록 수요조사 공문을 재 발송했다.
이미 1차 수요조사가 끝난 뒤 돌연 진행된 이번 두 번째 수요조사에 일선학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특히 학교 운동장 모형은 조례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가 결정한다는 점에서 갑작스러운 도교육청의 입장변화가 일선학교에 관철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도교육청은 앞서 우레탄 트랙 유해물질 전수조사에서 전체 172개교 중 96개교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자 전면 교체를 결정하고 지난 7월 해당 학교에 새로운 트랙 모형을 수요 조사했다. 그 결과 96개교 중 납읍초, 서광초, 토평초, 표선초(이상 천연잔디)를 제외한 92개교가 우레탄 재설치를 선택했다.
이 무렵 교육부는 지역 교육청과 교육부가 5:5 비율로 우레탄 교체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발표했고, 제주도교육청은 방학 중 공사를 끝내기 위해 자체 예산으로라도 서둘러 공사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던 도교육청이 지난 3일 돌연, 해당 학교들에 수요조사 공문을 재 발송했다. 공문에는 ‘마사토’와 ‘천연잔디’만 기재됐다. 인조 우레탄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공문 마감일은 9일, 그러나 적지 않은 학교들이 마감시한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단호한 입장이다.
KS기준 제정 이후 설치된 우레탄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됐듯 인조 우레탄에는 언제든지 유해물질이 나올 수 있어 예산 낭비요인이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선학교에서는 관리편의 때문에 인조 우레탄을 원하겠지만 아이들의 건강과 예산의 효율을 두루 걱정해야 하는 교육청에서는 마사토 운동장을 대안으로 결정했다”며 “속도에 구애되지 않고 일선학교를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초등학교 교장은 “우리 학교는 당초 우레탄을 결정했었다”며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 하고 있다”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