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학교 학생부 ‘엉터리 기재’ 근절돼야

2016-08-08     제주매일

일선학교에서 학생 봉사활동시간을 엉터리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악습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의 최근 일선학교 감사에서는 학생부 기재와 관련해 여러 문제가 지적됐다.

제주시 A초등학교는 지난해 질병으로 결석한 4학년 학생에 대해 학생부에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입력했다. 해당 학생이 미출석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없었음에도 한 것으로 기재한 것이다. 고의적인 허위기재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교사들의 학생 봉사활동시간 부풀리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 초 도내 모 고등학교에 재직했던 교사가 “교내 과학동아리의 봉사활동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 기재됐다”며 교육청과 교육부 등 관련기관에 조사를 의뢰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일부 교사들이 학생부에 봉사활동시간을 엉터리로 기재하고 있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다. 중학교의 경우 고입 전형 평가 자체를 신뢰할 수 없을 것이다. 초등학교나 고등학교는 상위학교 진학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교육현장에서 ‘거짓’ 횡행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문제다. 공교육의 신뢰도 추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에 학생부 기재 내용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B중학교 교사는 2015학년도 동아리 활동에 대한 학생의 개별적 발달상황을 학생부에 기재하면서 16명에게 같은 내용을 동일하게 입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로서의 자질과 책임감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도교육청의 ‘2015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은 동아리 활동 기재에 대해 진보의 정도, 행동의 변화를 종합해 협력도, 열성도, 활동실적을 구체적으로 충실하게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교사에는 이는 그저 방침일 뿐이다. 이석문 교육감은 “교사들이 학생부를 더 꼼꼼히 기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도 교육현장에서는 문제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기강해이로 볼 수밖에 없다. 해당 교사에 대해 보다 강력한 징계 등 처분을 해야 한다. 적당한 온정주의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