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석일에 봉사활동 참여?
학생부기재 ‘엉터리’ 여전
도교육청, 일선학교 감사 결과 부적절 입력 다수 적발
동일·유사 문장 반복, 거짓내용에 미결재 정정사례도
교사들이 학교생활기록부를 더 꼼꼼히 기재하도록 하겠다는 이석문 제주교육감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교육현장에서는 문제 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최근 일선학교 감사 결과를 보면 제주시내 A중학교는 2015학년도 동아리 활동에 대한 학생의 개별적 발달상황을 기재하면서 부서학생 16명에게 같은 내용을 동일하게 입력했다.
같은 학교 또 다른 동아리 부서에서는 부서학생 22명에 대해 ‘차분하며 집중력이 좋다’는 4~5개의 유사 내용을 반복해 나열했다.
같은 해 서귀포 읍면지역의 B중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해당 학교 RCY 지도교사는 ‘열심히 참여’ ‘정기적으로 참여’ 등의 문장을 부서학생 15명에게 동일하게 기재했고, 같은 학교 헤어핀 동아리 지도교사는 ‘수업태도 우수’ ‘맡은 일에 최선’ 등 4개 유형의 문장을 소속 학생 30명에게 번갈아 사용했다.
학생의 개별적 특성을 전혀 알아차릴 수 없는 문장들이다.
반면 제주도교육청이 같은 해 마련한 ‘2015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에는 동아리 활동 기재에 대해 진보의 정도, 행동의 변화를 종합해 협력도, 열성도, 활동실적을 구체적으로 충실하게 기재하도록 설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고입 선발고사 폐지 움직임에 따라 내신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던 시기였지만 교육현장에서는 학생부 미흡 기재 사례가 계속 발생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감사에서는 학생부를 거짓 기재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한림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해 질병으로 결석한 4학년 학생에 대해 해당 학생이 미출석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없었던 날임에도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입력했다.
이 학교에서는 또, 학생부 기재 내용을 정정하면서 반드시 득해야 하는 결재 과정을 일부만 거친 것으로도 조사됐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청과 지원청이 교사를 대상으로 학생부 기재 연수를 강화하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부를 중요하지 않게 인식하는 풍토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학교장을 중심으로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려는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