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원서 일산화탄소 집단 질식사고 발생
2일 오전 6시 42분께 18명 중독 증상 신고 접수
숙소 연결된 부엌서 대형 가스버너 사용 때문 추정
도내 한 종교시설 수련원에서 잠을 자던 청소년 등 18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자칫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일 오전 6시42분께 제주시 한경면 모 교회 수련원에서 강모(8)양 등 수련생 18명이 가스중독 의심증상을 호소하는 신고가 접수됐다.
잠을 자던 수련생들은 복통과 매스꺼움 등을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보였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도내 병원 3곳에서 나눠 치료를 받았다. 병원치료 후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사고는 밀폐된 공간에서 대형 조리도구를 이용하면서 발생했다.
수련생들이 묵은 숙소는 부엌과 숙소가 연결된 구조로 확인됐다. 최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숙소에는 에어컨이 밤새 가동 중이었고, 주방에선 사고 3시간여 전 대형 가스버너를 이용해 식사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 중이던 가스버너에서 불완전 연소가 일어났고, 숙소에서 잠을 자던 학생들은 일산화탄소에 무방비로 노출됐던 것이다.환자들을 치료한 병원은 일산화탄소 중독이라는 소견을 내놨다.
당시 숙소에는 전날 울산에서 온 일행 47명이 머물고 있었으며, 사고를 당한 18명은 모두 1층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보인 환자는 모두 여성으로 이중 13명은 10대 청소년이다.
수련원 관계자는 “새벽 3시쯤 인솔 교사 2명이 수양관 식당에서 요리를 마쳤으며, 3시간 쯤 뒤 교사와 학생들이 구토 증상을 보여 119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경찰과 소방당국은 장시간 밀폐된 공간에서 버너를 사용하다 실내 산소가 부족해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수련원 관계자와 인솔 교사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