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 새 부대 담은 道政’ 심기일전해야
제주특별자치도가 28일자로 2016년도 하반기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시기적 차원을 넘어, 민선 6기 원희룡 도정(道政)의 운영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와 관련 원 지사는 “제한된 인적자원 내에서 인사를 하다 보니 여러 제약이 많았지만 일에 대한 추진력과 업무의 연속성 등을 최우선으로 감안했다”고 밝혔다. 대체로 무난한 인사였다는 평가 속, 젊은 지방고시 출신들을 행정시에 전진(前進) 배치하고 지역실정에 맞게 관광국 신설 및 도시재생 전담기구 등을 확대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반면에 국장 등으로 승진한 인물 중엔 ‘정책 실패’의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 포함됐는가 하면, 도청 안팎에서 무능력자로 평가받는 이가 승승장구한 경우도 있었다. 특히 퇴직을 앞둔 고위 공무원들을 제주도 산하기관에 파견하는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이번 인사의 한계로 지적된다.
이미 단행된 인사를 두고 더 이상 시비를 걸 생각은 없다. 다만 ‘이제 과거를 잊고 모두가 심기일전(心機一轉)해야 한다’는 당위성만은 간곡하게 당부하고 싶다.
지금 제주도가 처한 현실은 매우 엄중하다. 해군기지 갈등이 10년여 계속되고 있고 제2공항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도 만만치가 않다. 국내외 관광객 및 유입인구 급증은 지역으로선 반길만한 일이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아직도 지역발전이란 미명하에 난(亂)개발이 횡행하고 있으며, 도심의 교통체증은 서울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력의 ‘도청 집중화’로 현장에서의 일 처리가 매끄럽지 않는 등 행정 폐해도 잇따르고 있다. 모두가 질적인 성장을 도외시한 채 양적인 성장에만 치중해 온 결과다.
현재의 그릇된 상황 인식과 느슨한 각오론 제주도가 내건 미래 비전인 ‘청정과 공존’ 역시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크다.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그 누구보다 공무원들이 시대적 소명(召命)의식을 갖고 앞장서야 한다.
심기일전은 ‘그 전까지의 마음을 완전히 뒤집어 바꾸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것만 갖고는 안 된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 했듯, 지극정성을 기울여야 제반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가 있다.
공무원들의 노력만으론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희룡 지사가 솔선수범을 보이며 진두지휘 하기를 바란다. 민선 6기의 성패(成敗) 여부는 도민 및 지역발전과도 직결되기에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