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문화재 부서 일원화에 대한 바람
조직 개편 세계유산문화재부로
보존관리 철저·인력양성 등 기대
최근 제주특별치도가 다시 조직개편을 단행,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다. 그중 관심이 가는 대목은 문화재부서의 일원화다. 10여년 전에 문화재과가 독립적으로 신설된 적이 있지만 한시적으로 있다가 문화예술과 다시 통합되고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제각각 문화재관리업무를 하고 있었다.
국가지정문화재와 도지정문화재 등으로 구분, 일관성 없이 2개의 행정시와 제주도에서 관리를 하다 보니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또한 각종 문화재 관련 민원을 산발적으로 대처하다보니 시간과 예산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문화재 예산은 대부분 국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자체의 현실이었다. 이러다보니 제주시와 서귀포시, 제주도청에서 제각각 예산 확보를 하다 보니 1회성으로 흐르고, 중장기적인 방향을 잡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일례로 방어유적실태조사의 경우다. 조사가 제주시 지역만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서귀포지역은 하지 않았다. 결국 제주도 전체적인 조사가 이루어져 있지 않아 향후 보존정책에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새롭게 조직개편이 되면서, 문화재부서는 선흘리에 있는 세계유산본부로 옮긴다고 한다. 명칭도 3개의 부(部) 가운데 하나인 세계유산문화재부로 바뀌면서 세계유산문화재정책과·역사문화재과·자연문화재과, 문화유적관리과를 거느리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제주도 문화재업무를 총괄하면서 2개시의 문화재업무를 통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 관련 부서의 일원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우선 단기적인 정책도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인 정책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탐라역사의 복원이라는 대전제를 기조로 모든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본다.
문화재의 유형에 따른 보존관리를 중장기계획에 의거, 마련되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유형문화재 중 건축문화재는 대부분 목재들로서 관리와 예방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아울러 개개의 문화재에 대한 관리 이력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담당공무원이 바뀌어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턱없이 부족한 도내 문화재 전문인력의 문제도 간과해선 안될 일이다. 문화재 담당자도 잦은 인사이동으로 전문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제주도에서도 문화재 분야에 대한 인식제고와 함께 전문인력을 양성, 제주문화재의 보존과 우수성을 널리 홍보할 필요가 있다.
지금도 문화재부서는 기피부서로 인식되고, 개발로 인한 문화재민원과 매일 씨름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금 개발의 중심에 있다. 지정문화재는 그런대로 보호되고 있으나 비지정문화재는 각종 개발의 문턱에서 위태로운 현실이다. 이러한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실태조사와 보호방안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제주도문화재위원회의 위상제고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은 단순히 현상변경 위주의 심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정문화재에 대한 보존 및 보호를 위한 예산투입도 타당성 검증을 거치고 설계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설계 후 심의를 하다 보니 불필요한 예산이 투여되고, 낭비되고 있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문화재정책부서와 문화재위원회 소통이야 말로 문화재 보존에 좀 더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한 문화재위원회 위원도 보다 분야별로 전문성 있는 인사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문화재위원회의 위상을 높이고, 문화재보존이라는 전제가 우선시 되는 형태로 바꿔야 할 것이다.
문화재는 제주도가 앞으로 후세에 남겨둬야 할 자산이며, 제주의 정체성을 밝히는 자존심 같은 것이다. 그저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를 통해 제주의 역사문제를 인식하고 활용함으로써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면모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