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시설·인력 부족 ‘중국인 병목현상’

특정 시간대 수백명 몰리나 검색대 3대·경찰 3명
지연 운항 등 연쇄 부작용 불편 가중 “대책 필요”

2016-07-24     진기철 기자

지난 23일 오전 8시 제주공항 3층 출발 대합실. 이날 현장에는 70~80m에 가까운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등 장사진을 이뤘다.

오전 9시 전후 항공편을 이용해 육지부로 빠져 나가려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신분 검색 절차를 받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을 선 이유다.

현재 제주공항 3충 출발 대합실 신분검색대에는 탑승 수속을 밟기 전에 이뤄지는 항공권과 신분증을 확인하는 3대의 여권판독기가 설치돼 있다. 또 인력부족을 이유로 법무부(출입국관리사무소)가 제주도에 협조를 요청, 제주자치경찰단 소속 3명의 요원이 근무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시설과 인력으로는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수요를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관광객들의 장시간 대기에 따른 불편 호소는 물론 연쇄작용으로 항공기 출발 지연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여권 스캔장비 등 시설 확충과 인력보강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항공기 출발 시간이 임박해 제주공항을 찾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며 “가이드들에게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여유 있는 수속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부탁하고 있지만 개선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는 여름 극성수기에 접어드는 이달 말부터 8월 말까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주공항에서는 8만2508대(정기편 기준)의 항공기가 뜨고 내린 가운데 1만7835대가 지연운항, 지연율이 21.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주면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현재 제주공항 슬롯(SLOT, 시간당 이착륙횟수)은 35회로, 포화상태에 이르러 지연운항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 늑장 수속에 따른 지연도 더해지면 승객불편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문제 해소를 위해 가이드들에게 협조 공문을 발송하는 등 협조를 구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협조해 인력과 장비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