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몽유적지의 작은 변화들

2016-07-21     강태영

무더운 여름철임에도 제주 항파두리 항몽유적지를 찾는 가족과 연인 등 관람객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처음 이곳에 발령받으며 느꼈던 적막함이 이제는 아주 오래된 기억으로 남는다.

사실 ‘세월호’와 ‘메르스’라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2013년 이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관람객 통계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커다란 부담이었다. 지난 6개월은 모든 것을 처음 접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작은 일들을 추진해 온 시간들이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문화재청의 국고보조사업 외에 다양한 채널을 통한 홍보 강화, 합리적이고 철저한 공유재산 관리, 청소년과 가족들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정례화, 관람객이 역사유적과 함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경관 조성, 그리고 직원역량강화라는 다섯 가지의 방침을 정하고 직원들간 소통과 업무협의를 거쳐 자체사업으로 가능한 세부 계획을 만들어 추진했다.

우선 원형보존이라는 문화재 보호구역내의 공유재산관리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관계법령과 조례, 문화재청과의 협의 등을 통해 시발굴이 종료된 지역을 중심으로 보리·메밀 등 1년 단위 경관작물 재배를 인근 지역주민에게 사용 허가해 문화재 행정에 대한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 5월부터 청소년과 가족이 해안 방어유적과 오름 전투유적 등 도내에 산재한 항몽관련 역사 현장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을 발굴해 정례화하고 있다.

또한 사계절이 아름다운 역사유적지 조성을 위해 추진한 ‘역사 이야기와 꽃이 있는 풍경’도 봄 유채꽃을 시작으로 해바라기, 수국길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며 가족과 연인 등 많은 개별 방문객이 방문하고 있다.

제주시는 앞으로도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받은 청소년 역사탐방을 주제·시기별로 확대 시행하고, 가을철 코스모스와 메밀, 해바라기가 어우러진 풍경을 조성해 유명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래서 항몽유적지가 고려말 제주역사를 대표하는 역사공원으로 거듭나 더 많은 관람객이 역사와 자연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