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복리 증진에 진력(盡力)할 것”

2016-07-11     고충홍

특별도 10년 ‘삶의 질 빠진 외형성장’
주민자치 전환점·소통 시스템 구축

바야흐로 특별자치 출범 10주년이다. 지난 2006년 7월1일 도민 투표에 의해 제주시·서귀포시·북제주군과 남제주군 등 4개 시군을 통합, 하나의 특별자치도로 출범한 지 벌써 ‘강산이 한번 바뀔 만큼의’ 세월이 흘렀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통해 도민의 복리증진을 보다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권한과 특례를 지원하는 개념이다. 지난 10년간 평가를 종합해 보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명확히 갈리는 게 사실이다.

우선 긍정적인 면은 제주의 경제 규모가 훨씬 커졌다는 점이다. 예산규모는 출범 당시 2조 7000억원에서 4조 6000억원으로, 재정자립도는 29.9%에서 37.8%로, 인구수도 56만명에서 65만명으로 커졌다. 세금도 2배가 넘게 걷히고 있다.

부정적인 측면은 제주도민의 삶의 질이 더 나빠졌다는 점이다. 5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수준은 229만원으로 전국평균 대비 78.4%로 갈수록 열악해 지고 있다. 5인 미만 사업체가 전체의 80%를 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제주의 기간산업인 관광산업의 연관효과가 점차 약화되고 있고, 정규직인 상용직 비중이 떨어지고 있다. 급등한 집값은 ‘그림의 떡’이 돼버렸고, 공급주택의 약 40%가 투기수요로 분석되는 등 부동산 문제도 이미 심각해진 상황이다.

지난 10년을 요약해보면 ‘도민 삶의 질이 빠진 외형성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도정의 정책 방향과 목적을 도민의 복리증진으로 대폭 수정해야함을 의미한다 할 것이다.

최근 제주가 2005년 공동으로 설립한 제주항공에서 당초 계약대로 주식 100만주를 무상증여받으면서 첫 배당금 4억의 수익을 얻었다. 도민의 뭍 나들이 불편을 해소하고 항공비용을 낮추기 위한, 지방에서는 전국 최초의 정책이었다. 향후 정책은 제주항공 사례와 같이 도민에게 혜택이 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 행정자치위원회는 정책방향 수립, 도민의 살림살이, 청렴, 공직사회 전문성과 주민자치 등 특별자치와 직결되는 사무를 소관하고 있다. 향후 10년의 특별자치 성과는 후반기 의정운영 성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후반기 행정자치위원회 주요 의정방향을 다음과 같이 추진하고자 한다. 우선, 공직사회가 이전보다 도민을 위해 가슴이 더 뜨거워지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공무원 개개인이 왜 공직에 들어왔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 등 소명의식과 윤리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인사 및 교육 분야 특례를 적극 활용토록 하겠다.

둘째, 그동안 정부로부터 받아온 5189건의 권한을 도민 여러분께 돌려, 진정한 주민자치 시대의 전환점을 마련하겠다. 모든 정책에 관심 있는 도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울러 도민요구에 대한 행정의 대응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최적의 행정체제를 고민하겠다.

셋째, 도민사회가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화합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다. 강정마을의 아픔이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그리고 제2공항과 4·3갈등이 심화되지 않도록 갈등관리 정책을 추진하겠다.

내달 1일 목관아에서 의회와 도·교육청 3개 기관이 도민 여러분들의 정책제안을 직접 듣는 ‘제주정책박람회’가 열린다.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 도민사회에 희망을 드리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도민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미 관련 6개 상임위원회가 뭉쳐서 제주특별법 제도개선 및 토지정책 특별위원회를 구성, 대책을 연구 중에 있다. 의회와 도가 협력해 성과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

후반기 의정 방향처럼, 도민 여러분들이 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 그리고 창조 의정을 위해 진력(盡力)할 것을 다짐한다. 모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들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