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JTO의 ‘꼴불견 밥그릇 싸움’
얼마 전 김한욱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이 원희룡 지사를 향해 불편한 심기(心氣)를 표출했다. 원 지사가 시민단체와의 간담회에서 “JDC가 제주관광공사(JTO)를 망하게 한다”는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 이사장은 “원희룡 지사가 제주 발전을 위해 애쓰는데 경의를 표하지만, 이번 발언은 좀 더 사실을 확인해야 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었다.
그러자 이번엔 JTO가 김한욱 이사장의 ‘적절치 않은 발언’에 대해 해명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정면세점 제도개선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시내면세점 입지를 두고서다.
JTO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로 제한돼 있는 JTO 지정면세점 입지 완화를 정부에 건의했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두 차례 공식적인 회의를 가졌다”며 “기획재정부 중재로 ICC JEJU로 제한돼 있는 지정면세점 위치를 이전 완화하기로 잠정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런데 돌연 JDC가 반대하며 제주경제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절호(絶好)의 기회’를 날려버리게 될 상황에 직면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어 시내면세점 진출과 관련 “JDC가 ‘사업준비를 했다가 JTO와 경쟁하는 모습이 좋지 않아 양보했다’ 하는데 이는 명백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주장이 서로 달라 뭐라 단언(斷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공기업끼리 ‘밥그릇 싸움’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것도 원희룡 지사를 사이에 두고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네 탓’을 하고 있으니 남이 볼까봐 민망스러울 정도다.
서로 이면(裏面)에서 조정해도 될 일을 대놓고 까발리는 싸움박질에 이를 지켜보는 도민들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