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축구협회 통합 ‘난항’

28일 ‘통합회장’ 선거 절차 문제로 무기 연기
엘리트-생활체육 간 ‘알력다툼 연장선’ 분석

2016-06-27     박민호 기자

제주도축구협회가 통합 회장 선거가 무기한 연기됐다. 제주도체육회는 생활체육축구연합회 해산 이사회 당시 정족수 미달 등 절차상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지만, 일각에선 엘리트-생활체육 간 알력 다툼의 연장이라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향후 통합 과정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27일 제주도체육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최된 생활체육축구연합회 해산총회 당시 정족수가 미달된 상황에서 이사회가 진행됐고, 축구연합회 해산(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채 의결됐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에 따라 생활체육축구연합회는 지난 26일 또 다시 이사회를 소집, 공식 해산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28일로 예정된 통합 제주도축구협회 회장선거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축구협회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제주도축구협회통합추진위원회(공동 위원장 양석후·김종호, 이하 통추위)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통합 축구협회장 선거공고를 실시했다. 당시 이호상 전 도축구협회 심판위원장(49)과 한유길 현 도생활체육회 축구연합회장(69)을 통합 20대 회장 후보로 등록했고, 통추위는 28일 오후 7시 제주도복합체육관 2층 회의실에서 회장선거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사회 정족수 미달로 생활체육축구연합회 해산 총회가 성립되지 않았고, 한유길 후보가 최근까지 생활체육축구연합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후보자 결격사유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일자 통추위는 최근 양 후보 측이 납부한 후보자 기탁금 5000만원을 돌려주고, 회장 선거를 무기한 연기하기에 이른다.

이를 두고 축구협회 내부에선 ‘연기’가 아닌 ‘무산’된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모 관계자는 “일단 통추위가 발족돼 새로운 회장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해산 총회 적법성 문제가 불거졌다”면서 “때문에 회장 선거는 예정대로 진행 한 후 위법적인 부분은 선거 이후에 논의해도 된다. 통추위의 일방적인 연기 결정으로 도축구협회는 다음 달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권도 박탈될 위기에 놓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추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선거 진행과정에서 체육회 규정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부득이하게 회장 선거를 미루게 된 것”이라며 “옛 생활체육축구연합회측에서 관련 규정을 준수한 이후 통추위를 소집, 회장선거 문제를 재논의 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옛 엘리트체육회와 생활체육회 산하 가맹단체 간 통합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체육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총 65개 단체 중 18개 단체가 통합했고, 나머지 47개 단체는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