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경관파괴 앞장 ‘논란’
제주시 ‘올레 14코스’ 공유수면 목재데크 추진
해안 후벼내고 시멘트 발라…주민 동의도 없어
얼마 전 환경·관광지구 변경허가 없이 곽지과물해변 해수풀장 사업을 추진하다 여론의 뭇매를 받고 원상복구 결정을 내린 제주시가 이번에는 공유수면과 인근 경관을 훼손하는 사업을 추진,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21일 제주시 한립읍 협재리 한 공유수면. 현장 확인 결과 비양도가 보이는 공유수면에 목재데크 공사가 한창이다. 이미 기초 콘크리트 타설 작업은 마무리됐고, 목재데크를 올리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해당 공사는 한림읍 올레길 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추진되는 것으로 올레 14코스 인근 파제벽 벽화작업, 위험지역 전석 쌓기, 목재데크 설치 등의 공사가 진행된다. 해당 공사를 위한 예산은 모두 3억2000만원이 투입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한림읍 소도읍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한림읍의 요청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이 경관이 좋아 많은 올레꾼들이 사진촬영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편의를 위해 데크를 설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일부 공정(사)은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상의 한 후 진행하는 것으로,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제주시가 해당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주민은 “아무리 적법한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마을의 경관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주민들과 상의하는 건 상식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올레 14코스는 저지예술정보와 마을을 출발해 월령 선인장 자생지와 금능·협재·옹포리를 거쳐 한림항으로 이어지는 총 18.9km구간(약 7시간)으로 제주서부지역의 대표 올레길이다.
(사)제주올레는 이 길을 돌담길과 밭길, 숲길, 하천길, 나무 산책로가 깔린 바닷길, 자잘한 돌이 덮인 바닷길, 고운 모래사장 길, 마을길 들이 차례로 나타나 지루할 틈 없는 여정이 이어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 바다에서는 아름다운 섬 비양도를 내내 눈에 담고 걸을 수 있으며, 길을 찾기 힘든 환경에서 탐사팀은 흠잡을 데 없는 길을 만들기 위해 몇 배나 더 공을 들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