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현장의‘인권 대나무숲’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하는 A씨는 갑작스런 인사조치로 전혀 접해보지 않은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업무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상사와의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상사에게 어려움을 호소했으나 들어주지 않았고 근무여건은 날로 악화됐다.
결국 사직을 결심한 A씨는 자신의 억울함을 어딘가에 털어 놓고 싶은 마음에 ‘사회복지 인권 사랑방’에 전화상담을 했다. 며칠 후 A씨로부터 메일 한 통이 왔다.“막막하고 억울한 심정을 털어 놓을 곳을 찾다가 상담을 했는데 정말 마음이 홀가분해졌습니다. 덕분에 시설에서의 문제도 원만하게 해결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복지 인권 사랑방’(이하‘인권 사랑방’)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필자에게 오는 감사메일에는 종종 “어디엔가 내 처지를 하소연 할 곳이 필요했는데 인권 사랑방이 그런 역할을 해 준 것에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겨지곤 한다.
“평소 사회복지현장의 인권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웠는데 이렇게 터 놓고 얘기할 수 있어 좋았다.”‘인권 사랑방’의 인권교육과 워크숍 참가자들의 반응도 이처럼 다르지 않다. 마치 대나무 숲에서‘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쳤던 것처럼‘인권 사랑방’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시설 구성원들은‘인권’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을 안고 지내는 것 같다는 어느 사회복지시설 근무자의 얘기는 사회복지현장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인권 사랑방’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 진다고 본다.
어떤 고민이든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대나무숲으로서의 역할을 통해 현장의‘부담’을 덜어주는 역할, 인권에 대한‘부담’을‘관심’으로 전환시키고 이를 사회복지시설 윤리경영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복지실천 활동과 참여를 통해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키워가는 사회복지현장 구성원들에게 응원을 보내며,‘인권 사랑방’이 이들을 위한‘인권 지킴이’로 커 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