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예산부족 이유 ‘아이 안전’ 눈가리고 아웅
종전 기기대신 값싼‘안전 따꿍이’ 올해 신입생 지급
‘U-안심알리미’와 확연한 성능 차이…불신 자초
제주도교육청이 학생 등·학교길 안전을 위해 보급한 위치정보 제공 단말기(안전 따꿍이)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당국이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성능이 떨어지는 단말기를 보급한 것으로 드러나 학년 간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010년부터 약 3년간 운영해 온 ‘안심 알리미’ 서비스가 잦은 고장과 경찰서와의 연계 미비 등 이용 불편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지난해 스마트폰 및 일반휴대폰이 없는 초등학교 1·2학년(현재 2·3학년) 학생들에게 ‘U-안심 알리미’라는 단말기를 보급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U-안심 알리미’서비스는 학교 주변 안심지역을 설정하면 자녀가 이 지역을 진입·이탈시 부모의 휴대폰으로 자동으로 문자가 발송되고, 위급상황 시 긴급버튼을 누르면 112또는 보호자에게 전화연결 및 위치정보 문자가 송신되는 장치다.
더불어 관련 어플리케이션(마이스쿨)을 이용할 경우 인근 기지국을 통해 자녀의 위치정보 조회가 가능하고, 보호자 등과 긴급통화(30분 무료, 초과 시 자동차단) 및 문자수신이 가능하고, 긴급통신인 경우 제한 없이 통화가 가능하다. 올 초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보급된 ‘안전 따꿍이’와는 확연한 성능 차이를 보인다.
‘안전 따꿍이’의 경우 마이스쿨이 깔린 스마트폰 소지자가 학생 인근에 있어야 위치정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서비스로, 단말기 자체에는 문자나 통화, 위치정보 제공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이를 지급받은 학부모들 사이에선 학년 간 ‘역차별’이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모 학부모는 “어떻게 학생 안전을 위한 정책이 시행 1년 만에 바뀔 수 있는 지 의문”이라며 “결국 교육당국의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 괴리감만 키우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년 간 ‘역차별’ 문제는 아닌 예산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도내 2·3학년 학생들에게 보급된 ‘U-안심 알리미’는 모두 5300여대, 이를 위한 예산은 7억6500만원이 배정됐다. 도교육청은 ‘U-안심 알리미’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매달 통화료(8800원)를 지원해 왔다. 때문에 현재 1학년 학생들에게는 예산 부족으로 해당 ‘U-안심 알리미’ 대신 ‘안전 따꿍이’가 보급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예산 문제 등으로 올해 ‘U-안심 알리미’서비스 대신 ‘안전 따꿍이’를 보급한 건 사실”이라며 “현재 일부 드러난 문제점 보완·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근시안적인 정책결정과 검증되지 않은 기기 도입으로 학생·학부모들의 혼란과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