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 꽃피우며 읍면 희망이 될 예술고”

2016-06-20     강시영

내년 애월·함덕고에 ‘미술·음악과’
용역·의견 수렴 ‘숙원’ 예술학교 출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17학년도부터 함덕고에 음악과, 애월고에 미술과를 운영할 방침이다. 현재 지역 사회와 협력하고, 도의회 및 도민들의 생산적인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내년 신학기를 미리 그려본다. 아이들이 새롭게 단장된 학교에서 예술적 감수성과 꿈, 끼를 마음껏 펼치며 희망을 가꾸는 미래. 미래가 바람으로만 그치면 안될 것이다. 아이들이 누릴 현실이 돼야 할 것이다. 행복한 100세 시대로 향하는 희망의 관문이 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남은 기간 최고의 강사진을 꾸리고, 경쟁력 있는 교육과정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제주에 ‘예술고등학교’가 필요하다는 요구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석문 교육감은 취임 후 이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을 찾는 데 골몰했다. 그 과정에 많은 질문과 고민이 나왔다. “현실적으로 예술고를 제주에서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는가”란 의문이 당장 제기됐다. “어디에?”라는 고민도 떠올랐다. “어느 학교에서 예술 분야 교육 과정을 운영해야 하는가”란 물음이다.

답을 찾기기 쉽지 않았다. 교육청만 머리를 싸맨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도민들의 지혜를 구해야 했다. 그래서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고교체제 개편 연구 용역’을 진행했고, 여기에서 ‘읍면고등학교 예술학과 설치’가 제안됐다. 이어 공청회 및 간담회 등을 통해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세부 계획 수립과 법적 검토 등을 거쳐 올해 3월 ‘예술학과 설치 운영 계획’을 확정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 3월28일부터 4월12일까지 ‘예술학과 설치 운영 학교’를 공모했다. 그 결과 애월고와 함덕고가 각각 미술과·음악과를 설치하겠다고 공식 신청했다. 심의를 거쳐 지난 5월 애월고에 미술과, 함덕고에 음악과를 설치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이를 공식 고시했다.

음악과와 미술과는 2017학년도에 고교에 진학하는 현재 중3학생부터 선발 대상이 된다. 학년별로 각 2학급, 학급당 20명씩 선발할 계획이다.

읍면고교에 예술학과를 설치하게 된 배경에는 두 가지 주된 이유가 있다. 먼저 ‘읍면고등학교 인식 전환 및 활성화’다. ‘대입보다 어려운 고입’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읍면고가 성적에 밀려서 가는 학교로 인식됐다.

읍면고를 아이들이 선택해서 가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고교체제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학교 구성원 및 지역주민 등과 소통하며 읍면고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실 중 하나가 이번 ‘예술학과 설치 및 운영’이다. 앞으로 예술학과 운영을 충실히 하면서 읍면고에 희망을 만들겠고, 여기에서 비롯된 활기를 ‘고교체제개편’의 선순환적 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게 도교육청의 구상이다.

다음으로 ‘미래 사회 변화 대비’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우리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 질문에 당면했다. 이 질문을 해결하지 않으면, 교육의 ‘100년지 대계’는 고사하고 10년 뒤도 대비할 수 없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할 때다. 궁극적인 교육의 방향성은 인공지능과 차별되는 인간 고유의 본성을 키우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예술적 감수성’이다.

애월고 및 함덕고에 운영될 ‘예술학과’에서 아이들의 예술적 감수성과 창의·상상력이 활짝 꽃필 것이다. 이를 토대로 문예체 및 주제탐구 동아리를 적극 활성화하겠다. 그 곳에서 아이들이 예술적 감수성을 함양하고, ‘질문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

예술학과 설치 과정을 지켜보며 도민들의 남다른 교육 열정과 아이 및 학교 사랑을 여실히 확인했다. 주민들과 동문, 학교 구성원들에게 이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앞으로 학교를 충실히 지원하며, 교육의 희망과 아이들의 행복으로 소통·협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