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제주하늘길’ 외면
제주기점 일본 노선 취항 요구 수년째 검토만
인천기점 삿포로 신설·도쿄 증편 등 이중행태
대형항공사의 항공료 인상 ‘횡포’에 맞서고 제주도민들의 하늘길 이용 편의 등을 위해 제주도가 출자해 탄생한 제주항공이 수익노선에만 뛰어들며, 정작 제주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익이 되는 노선에 대해서는 발 빠르게 신규 취항에 나서고 있지만, 제주기점 국제선(일본) 하늘길 취항은 수년째 검토만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7월20일 인천~삿포로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지난 5월1일 인천~도쿄(나리타) 노선 운항 횟수를 하루 2회에서 3회로 늘린 지 2달여 만에 새로운 노선 취항에 나선 것이다.
제주항공이 인천~삿포로 노선에 신규 취항하게 되면 한·일 양국 6개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가장 많은 9개의 일본 노선망을 갖추게 된다. 하루 운항횟수도 한·일 LCC가운데 가장 많은 15회가 된다.
제주항공이 일본 노선 공략에 나선 것은 일본을 찾는 여행객의 꾸준한 증가와 함께 그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인이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 여건이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제주항공이 수익이 되는 노선에 대해서는 발 빠른 결단을 내리며, 하늘길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대해 도민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도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설립된 항공사가 정작 제주기점 국제선 취항은 외면, 제주도민들은 물론 관광업계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
실례로 제주항공은 2013년 1월 제주~오사카(간사이) 노선 운항을 중단, 침체된 일본시장 회복을 위한 움직임에 발목을 잡았다. 이 같은 제주항공의 일본노선 운휴는 도미노 현상을 초래 2014년 9월 아시아나항공이 제주~후쿠오카 노선을, 대한항공이 같은 해 12월 제주~나고야 노선 운항을 각각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제주기점 일본 노선은 대한항공의 제주~도쿄, 제주~오사카 노선으로 축소됐다.
제주~일본 간 접근성이 악화되며 침체된 일본시장 회복에 어려움이 뒤따르자 관광업계 등이 제주항공에 일본노선 취항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수년째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과연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이 최근 비수익 노선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등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선 재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대표적인 비수익노선인 제주~일본 노선도 검토대상에 포함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외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접근성 개선과 확대가 가장 중요한 데 특히 일본시장인 경우 접근성이 열악해, 마케팅을 펼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제주도와의 상생차원에서라도 침체된 일본시장 회복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려는 의지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