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도서·벽지 학교도 ‘안전지대’ 아니다

초중교 6곳에 방범창 전무·CCTV 2대뿐
인사지침상 ‘배치 지양’신규교사도 4명

2016-06-08     문정임 기자

전남지역 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학부모들이 여교사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도서·벽지 근무 교사들의 안전 문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제주지역도 안전지대가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방범창이 설치된 창문은 한 곳도 없었고, CCTV는 고작 2대에 불과했다. 특히 인사지침에서 지양하는 신규 교사가 중간발령 등을 이유로 현재 4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지역에는 비양, 우도, 추자, 가파 등 6개의 초·중학교에 교사와 일반직 공무원, 교육공무직 등 8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리사와 조리보조사 등 마을주민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은 현재 섬 관사에서 살고 있다.

8일 도교육청이 전남 도서지역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후속조치로 조사, 발표한 ‘제주지역 도서·벽지 사택 현황’에 따르면 5개 관사(추자중과 신양분교는 같은 관사 사용) 중 방범창이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부분의 사택이 3층 건물이고 1층에는 남교사가 거주하고 있어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1층 건물 두 동 형태로 지어진 비양분교 사택에도 방범창은 설치되지 않은 상태로 나타났다.

CCTV는 추자초와 가파초 등 두 곳에만 각 1대씩 설치돼 있었다. 이 가운데 비양분교 사택은 단층인데다 2~3명의 소수 교사만 머물고 있어 안전도가 떨어지지만 방 입구에만 잠금장치가 마련돼 있는 상태다.

인사지침에서 지양하도록 돼 있는 신규 교사도 4명이 발령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은 이날 도서·벽지 근무 신규 교사는 1명이라고 밝혔지만 본 지 취재 결과 총 4명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두 명은 여교사다.
 
도교육청은 다음 주부터 섬 지역 학교 관사의 치안 시스템을 일제 점검하고 취약점을 보완하는 등 관사 거주 교직원 안전망 강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김진식 교원인사과장은 “빠른 시일 내에 섬 지역 관사를 방문해 CCTV·방범창·안전 벨을 설치하고 사고 발생 시 구조체계 구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미비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