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도서·벽지 학교도 ‘안전지대’ 아니다
초중교 6곳에 방범창 전무·CCTV 2대뿐
인사지침상 ‘배치 지양’신규교사도 4명
전남지역 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학부모들이 여교사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도서·벽지 근무 교사들의 안전 문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제주지역도 안전지대가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방범창이 설치된 창문은 한 곳도 없었고, CCTV는 고작 2대에 불과했다. 특히 인사지침에서 지양하는 신규 교사가 중간발령 등을 이유로 현재 4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지역에는 비양, 우도, 추자, 가파 등 6개의 초·중학교에 교사와 일반직 공무원, 교육공무직 등 8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리사와 조리보조사 등 마을주민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은 현재 섬 관사에서 살고 있다.
8일 도교육청이 전남 도서지역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후속조치로 조사, 발표한 ‘제주지역 도서·벽지 사택 현황’에 따르면 5개 관사(추자중과 신양분교는 같은 관사 사용) 중 방범창이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부분의 사택이 3층 건물이고 1층에는 남교사가 거주하고 있어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1층 건물 두 동 형태로 지어진 비양분교 사택에도 방범창은 설치되지 않은 상태로 나타났다.
CCTV는 추자초와 가파초 등 두 곳에만 각 1대씩 설치돼 있었다. 이 가운데 비양분교 사택은 단층인데다 2~3명의 소수 교사만 머물고 있어 안전도가 떨어지지만 방 입구에만 잠금장치가 마련돼 있는 상태다.
인사지침에서 지양하도록 돼 있는 신규 교사도 4명이 발령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은 이날 도서·벽지 근무 신규 교사는 1명이라고 밝혔지만 본 지 취재 결과 총 4명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두 명은 여교사다.
도교육청은 다음 주부터 섬 지역 학교 관사의 치안 시스템을 일제 점검하고 취약점을 보완하는 등 관사 거주 교직원 안전망 강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김진식 교원인사과장은 “빠른 시일 내에 섬 지역 관사를 방문해 CCTV·방범창·안전 벨을 설치하고 사고 발생 시 구조체계 구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미비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