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신제주권 ‘交通大亂’
롯데면세점이 둥지를 튼 롯데시티호텔제주. 바로 옆에 한라병원이 있는가 하면 신광~노형로터리 중간에 위치해 있어, 제주시를 통틀어 가장 교통이 혼잡한 지역으로 꼽힌다. 면세점이 들어서기 전 대다수의 언론이 ‘교통대란(交通大亂)’ 우려 등을 표명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과 이로 인한 면세점의 호황으로 인근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 대형 버스와 관광객들이 넘쳐나면서 교통 및 주차난은 물론 소음(騷音) 공해 등으로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당초 롯데 측은 주변 3개의 주차장을 확보하는 등 교통문제 해결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하지만 1곳의 주차장이 주민들 반대로 무산, 사실상 2곳의 주차장만으로 운영되면서 갖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도로변에 줄을 길게 늘어선 관광버스 때문에 출입구를 막힌 가게 주인들은 ‘장사가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교통 혼잡과 체증(滯症)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면세점과 관광버스 측은 서로 상대방 탓이라며 ‘책임 떠넘기기’에 여념이 없다.
이런 상황은 구(舊) 그랜드호텔 앞 신라면세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때엔 북새통을 넘어 ‘아수라장’ 그 자체다.
더욱 큰 문제는 면세점 하나 들어선 것으로도 난리법석인데, 노형로터리에 초(超)매머드급인 ‘드림타워’까지 건설되면 그 파장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신라면세점~롯데~드림타워로 이어지는, 이른바 ‘삼각편대’의 교통문제는 자칫 ‘대란’을 뛰어넘어 ‘교통 지옥(地獄)’이 될 수 있다는 게 도민들의 우려다.
제주자치도 등 관계 당국도 이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전에 종합대책을 서둘러 마련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이나 결과는 없다. ‘강 건너 불구경’만 하다가 정작 ‘교통대란’ 등 큰 일이 터져야 사업자 측에 책임을 전가할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