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별 운영 ‘독자성’ 필요
[좌초 위기 예술중점학교](下) 성공 추진 과제
예술반·학교경쟁력 ‘두마리 토끼’ 잡을 대책 절실
강사진 구성·운영 시점 등 현실에 맞게 고민해야
애월고와 함덕고에 각각 미술과와 음악과를 설치하겠다는 예술중점학교에 대한 우려의 핵심은 ‘과연 이 곳에 우수한 지원자가 몰리겠느냐’는 것이다.
취재 중 만난 많은 이들은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등학교에 예술반이 몇 개 설치된다고 학교 이미지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예술반의 성공’과 ‘학교의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선 이름 있고 실력 있는 강사진 구성이 관건이다. 시점도 중요하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오는 11월 입학생을 모집한 후 전공 분포가 확정되면 강사진을 ‘후구성’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예술 학문의 특성상 사사 대상을 알지 못한 채 지원하는 학생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내년 5월로 예상되는 완공 시점도 문제다. 2017년 3월 개설을 목표로 할 경우 그 사이 신입생들은 일반 교실을 써야 한다. 공간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종 기자재나 악기 등의 교구가 사전에 충분히 확보될지도 미지수다.
시설도 없고 강사도 모르는 상태에서 학생 유치 홍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교육 관계자들은 “첫 해 신입생들의 만족도가 다음 해 입학생 충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2017학년도에서 2018학년도로 운영 시점을 늦춰야 한다”고 충고한다. 앞서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도 이런 이유로 1차 추경 안에 반영된 애월고 시설 예산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대신 이 기간 도교육청이 전반적인 운영체계를 제주지역 현실에 맞춰 확정하는데 많은 고민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예술중점학교의 목표가 ‘예술인 양성’인 지 ‘사교육 없이 예술대 진학의 길을 터주자’는 것인 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예술중점학교는 예술고와 달리, 일반고와 같은 액수의 수업료를 받고 예술심화교육을 실시하기 때문에 자칫 ‘제한된 교육예산의 혜택이 일부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입학전형도 교육 목표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예술인 양성이 목표라면 예술에 대한 잠재성과 수상 경력 등을 전형 요소로 비중 있게 다뤄야 한다. 반면 공교육만으로 예술 전공자를 키워내는 점에 무게를 둔다면 사교육을 지양할 아이들을 위주로 선발해야 한다.
더불어 제주만의 예술중점학교의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개별 단위 학교의 특성에 따라 독자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하려면 교육과정 재구성과 활용교재에 대한 사전 연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