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6월 유상(有想)
오늘 제61회 현충일
이달 6·25, 제2연평해전 기념일도
나라 위한 숭고한 희생 추모
예전과 달라진 분위기 ‘유감’
‘한상국 상사’ 흉상 관련 헛소문도
희생 없었으면 조국도 없었다
6월은 진홍색 계절이다. 열렬한 사랑의 상징 장미꽃, 부귀영화의 상징 목단꽃 빛깔이 그러하고, 요즘 화두로 떠오른 모 가수의 화투짝 그림 속 다수의 빛깔도 진홍색이다.
또한 6월은 전쟁의 상흔을 추념하는 계절이다. 지난 1일은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호국의 일념으로 분연히 떨쳐 일어난 의병을 기념하는 날이었다.
그러나 ‘의병의 날’이 있는지, 이를 기념하고는 있는지 아는 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 고작 곽재우 장군이 최초 의병을 일으켰던 의령 등지에서 조촐한 제향 행사가 있었을 뿐이니 그러하다.
그것은 아이들의 역사 교육에서도 의병들의 존재감은 사라진지 오래인 듯하고, 언론과 중앙·지방정부의 무관심도 한 몫 했다. 덧붙여 시간의 흐름으로 하여 점차 잊혀져가는 인간의 생리 탓도 있을 터이다.
또 하나 잊어서는 안 되는 날이 오늘 ‘현충일’이다. 나라를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쳤던 호국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충절을 기리는 날로 올해는 61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하여 이 날만이라도 애국가를 불러보고, 그들을 생각하는 날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하지만 예전 같지는 않을 듯싶다. 안타깝게도 현충일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념적 교육의 영향 탓이 아닐까 싶다. 달리 이유를 찾을 수 없어 보인다.
곧 다가올 ‘6·25 사변일’, 그 분위기 또한 사뭇 다를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전쟁의 책임을 두고서도 갑론을박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그런데다가 6·25의 노래가 사장되어 버린 지 이미 오래고, 명칭 또한 이념에 따라 6·25동란, 6·25사변, 6·26남침, 6·25전쟁, 한국전쟁 등 다양하게 호창, 혼용되어 오고 있으니 그러하다.
그리고 6월의 끝자락 29일은 ‘제2연평해전 기념일’이다. 그 해전에서 전사한 윤영하 소령 등 6용사와 함께 생존한 용사들을 기리는 날이다. 그날 그들은 흔적 없이 사라져가는 유성별보다는 참 군인의 명예를 지키며, 영원히 사는 길을 선택한 날이었다.
그들 중 고(故) 한상국 상사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그는 영화 ‘연평해전’을 통해 우리에게 감동의 눈물을 자아내게 했던 참 군인이었다. “나는 배를 살릴 터이니 너희들은 사람을 살려라”고 외쳤던 외마디 절규가 결국 유언이 되게 했던 군인, 침몰된 지 40여 일이 지난 후 인양된 참수리호 조타실에서 운항키를 움켜쥔 채 숨져 발견된 그였다.
그는 그런 그의 마지막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조국애·전우애가 무엇인지를 목숨을 던져 실천하고 보여주었던 진정한 군인이다. 그래서 어쩌면 이 6월은 진홍색보다 더 붉게 타오르는 청춘의 계절이기도 하다.
그 후 그런 그의 모습을 기리고자 고교총동창회를 중심으로 흉상 건립계획이 추진됐다. 그리고 ‘제2연평해전 기념일’ 전날인 오는 28일 모교 교정에 건립 제막식이 거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지난 2일 SNS 등을 통해서 충격적인 이야기가 확산됐다. 그의 모교 교사들이 흉상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고, 그래서 건립계획이 취소됐다는 소문이었다. 그 이유라는 것이 “통일이 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흉상 건립을 반대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어쩌면 논리의 비약일 수도 있겠으나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 전국 여러 곳에 세워진 사명대사의 동상 등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다행스러운 일은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학교 측이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서 “어제 오늘 SNS·일베 등에 올라 있는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 흉상 건립은 예정대로 추진된다”는 취지의 글을 탑재, 적극 해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돌아와서, 6월 이 호국보훈의 달에 호국 영령을 기리는 이유는 오직 하나 그들의 숭고한 애국·애족의 정신을 계승하고, 그를 본으로 삼고자 함일 뿐이다. 그것은 그 분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의 조국 또한 존재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음을 상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