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mile로 친절과 미소의 제주”

2016-05-29     노정진

‘퉁명’ 제주문화 행동양식서 비롯
이젠 고객 감동 마인드로 바꾸자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 제주의 비전이다. 지난해 3월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에 부임하면서 처음으로 접했는데, 제주의 가치를 잘 담아냈다고 생각했다. 제주의 신비스러움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자연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상상속의 제주,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키워드들의 조합이랄까.

제주 전역을 다니다 보면 ‘아시아 최고수준의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 간판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지난해 1300만명 등 제주는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국제제유도시인 만큼 친절과 미소는 전국 최고일 것으로 믿었다.

아니었다. 제주에 온 후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관광지나 식당에 가서 질문을 하거나 안내를 받을 때 퉁명스럽고 표정은 굳어 있었다. 제주의 친절서비스가 당연히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대가 빗나갔다.

업무 관계로 타 지역 출신을 만날 기회가 있어 대화를 나누다보면 토박이 제주도민들의 이처럼 ‘인색한’ 행동과 태도에 대해 수긍하는 부분이 많았다. ‘도내 서비스가 좋은 식당은 제주도 사람이 아닌 타시도 출신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말이 있다고도 한다.

물론 1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 속에서 생활하면서 도외사람들에게 오인되는 제주도민들의 불친절함에 대해서 더 이상 동의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투박하지만 거짓이나 꾸밈이 없다.

불친절한 것이 아니라 제주사람들이 살아오면서 문화 속에서 학습돼 형성된 제주도민들의 행동양식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행동양식을 당연히 이해하고 받아들이자는 의미는 아니다.

제주도민 역시 이러한 행동양식이 그들만의 문화라는 이유로 제주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더 이상 이해를 요구해서도 안된다. 제주의 대문 역할을 하는 정낭이 대표적인 제주의 마음 교류문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웃의 살림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정낭과 그것의 표시방식을 통해 이웃과의 소통, 배려를 실천하는 아름다움을 지니지 않았는가.

이러한 소통과 배려의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글로벌 시대에 아시아가 아닌 세계 속의 국제자유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친절과 미소, 배려의 제주 문화로 이어져야 한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어색함과 불편함을 갖도록 해서는 안된다. 다시 찾는 제주가 되도록, 그들이 제주의 단골손님이 되도록 고객 감동의 마인드로 바뀌어야만 한다.

지난해 3월 신입생이 입학하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다. 학생들이 인사도 없고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어색해하는 모습들이었다. 그래서 교직원들과 함께 ‘먼저 미소 짓고 먼저 인사해요’라는 문구를 만들어 교내 곳곳에 부착하고 교직원 및 학생이 모두가 실천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효과는 매우 컸다.

우리 제주캠퍼스는 ‘참人(Charming) 폴리텍’을 만들어가기 위해 올해도 추진중이다. 학습이 되면 의식화되어 행동과 태도가 변화된다. 제주 곳곳에서의 이러한 작은 변화 시도가 국제자유도시의 가치를 더욱 빛낼 제주의 온정 있는 친절문화로 정착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가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을 K-Smile 특구로 지정, 캠페인을 시작하기로 했다. ‘K-Smile 캠페인’은 대한민국의 관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6~2018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캠페인이다. 친절과 미소로 외국인관광객을 맞이해 다시 찾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제주도야말로 관광산업을 뿌리산업으로 하기에 도내 K-Smile 캠페인이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지금이라도 이 캠페인이 제주 전역으로 확산,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의 비전에 걸맞게 친절과 미소의 아름다운 도시로 ‘세계가 찾고, 다시 찾는 제주’가 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