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풀린 개’ 시민 불편 ·행정 나몰라라
공원내 배회 ‘불청객’전락
적발 ‘0건’ 대응 소홀 지적
25일 오후 10시께 서귀포시 서호동의 한 공원. 시민들은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산책로를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공원 한 편에서는 목줄이 채워지지 않은 애완견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운동을 하는 시민들을 뒤쫓거나 냄새를 맡으며 공원을 활보하고 다녔다.
이날 공원에서 운동 중이던 김성진(36)씨는 “어렸을 때 개한테 물린 기억이 있어서 개가 그냥 옆에 지나가기만 해도 무섭다”며 “모든 사람이 개를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목줄 없이 애완견을 데리고 다니는 행동은 시민공원과 같은 공공장소에서는 좀 삼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목줄 없는 애완견들이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지만, 행정 당국의 대응이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 사는 김모(78·여)씨는 “지난해 8월에 농사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목줄 없는 개한테 물렸다”며 “그 후에 시에 민원을 제기해도 아직 그 개의 주인이 개에다가 목줄을 채우지 않고 있다. 행정은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행 동물보호법상 애완견과 외출하거나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 목줄 착용 등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을 시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서귀포시에서는 적발 건수가 단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민원이 들어오면 계도에만 그쳤었다”며 “앞으로는 민원이 주로 제기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포획 틀을 설치해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과태료도 적극적으로 부과해 주민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