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예약에 인천 도착 ‘이상한 하늘길’

제주공항 혼잡 따른 지연운항에 ‘커퓨타임’ 걸려
전년比 3배수준 4월 현재 97편 …지난해 94편 상회

2016-05-26     진기철 기자

제주-김포행 항공기가 인천으로 향하는 일이 잦아졌다. 하늘길 혼잡 등으로 지연 운항된 항공기가 김포공항 커퓨 타임(Curfew Time, 야간 운항 금지시간)에 걸려 기수를 인천으로 돌려야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제주-김포행 항공기가 인천공항으로 착륙한 편수는 모두 97편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한해 이뤄진 94건을 훌쩍 넘는 규모다. 커퓨타임에 걸려 항공기가 기수를 인천으로 돌리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음이다.

현재 24시간 운영되는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주요공항의 항공기 커퓨 타임은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다.

기상악화라는 어쩔 수 없는 문제도 하나의 이유로 자리하지만, 슬롯(SLOT, 시간당 이착륙횟수) 증대를 통해 항공기 운항편수가 많아진 이유도 없지 않다. 항공편 증대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도 증가하고 있지만, 이면에 관광객 등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당초 목적지인 김포공항이 아닌 인천공항에 내려 버스 등을 이용해 다시 목적지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 들어 4월까지 항공기 연결편 문제에 따른 지연 편수는 전체 운항편수는 5만3662편(정기편 기준)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지연율은 18.2%(9789편)로 7.6%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현재 제주공항 슬롯은 35회다. 32회였던 슬롯을 2013년 1월 34회로 늘려 운영하다 올해 5월 다시 1회 증대했다. 슬롯이 늘어난 만큼 제주 하늘길은 더욱 붐빌 수밖에 없어, 제주공항 혼잡과 지연 운항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늘길이 혼잡해지면서 항공기의 플라잉타임도 길어지고 있다. 제주든 김포공항이든 혼잡이 빚어지며 평소 1시간 정도면 충분하던 운항시간이 1시간20분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나머지 20여분은 공항 상공에서 선회하는 시간으로 허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공항 여름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제주공항의 혼잡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따라서 현재 제2공항 반대를 주장하는 지역주민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과 지원, 정부의 추진의지를 더해 제2공항 건설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방안만이 제주공항 포화에 따른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공항 포화에 따른 피해는 항공사와 승객들에게 그대로 전가되고 있다”며 “2분도 안되는 시간에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것 역시 항공기 사고 위험이 큰 만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제주공항 연간 항공여객(출·도착)은 2623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3.1%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의 ‘제주 항공수요 조사 연구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제주공항 여객은 2018년 2800만명을 돌파하면서 본격적인 혼잡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 올해 사실상 포화상태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