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의 활용

2005-07-25     허계구 논설위원

공부 중에 어렵고  비중도 높은 수학과 영어에 대해서,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먼저, 수학이다. 공부를 잘하지 못했던 와다 히데끼(和田 秀樹)는 어느 날 학급에서 모의고사를 아주 잘 보는 한 학생이 공부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는 그 수학을 잘 하는 학생이 수학의 문제를 외우고 있음을, 정확히는, 그 해법을 외우고 있음을 알아냈다.
그리고 또 하나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 학교 앞의 문방구점에  같은 학교에 다녔던 선배가 예상 문제의 정답을 베껴주고서 돈 벌이를 하다가 그 어려운  도오꾜오대에 합격을 한 일이다. 

학교의 수학 선생님은 학교시험 때가 되면 200문제 정도의 예상 문제를 제시해 주고 그 풀이는 주지를 않았다. 그러면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그 풀이를 구하지 못해서 야단이었다. 이 때 문방구점의 그 애는 공부를 잘하지 못했는데 공부 잘하는 학생한테 가서 돈을 주고는 그 200문제의 풀이를 사다가 그 때는 복사기가 없는 때여서 그것을 일일이 손으로 써서 한 부에 얼마 하는 식으로 팔아 돈을 벌었다.  그런데 그것을 반복해서 베끼다 보니 외워져서 일본 최고의 대학에 합격한 것이다.
그리하여 와다 히데끼도 수학의 해법을 외우기로 했고 그래서는 그 일류대학에 합격하고 또 동생도 그 대학에 그렇게 해서 합격시킨 후 “數學は暗記だ(수학은 암기다)”라는 책을 저술했다. 

학생 시절에 수학을 잘했던 몇몇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그들도 수학을, 이해한 다음에 그 해법을 기억하였음을 나도 알았고 그런 식으로 나 또한 수학을 독학해봤는데 재미있게 잘 되어 갔지만, 수학이란 게 워낙 시간을 많이 먹는 것이고 또 나에게 있어선 실용성도 거의 없으므로 중지했다.     
다음은 영어인데 오늘날 말하기와 듣기가 중요시 되고 있어 영어는 그거나 하면 되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겠지만 영어 공부의 근간은 단어고 독해다.
 이 나라에 미국어의 도입에 상당한 공헌을 한 로버트 박은 여러  외국어를 하고 한국어를 유창하게 말했던 사람으로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한국어가 서툴러 일어로 저술하고 비서가 한글로 번역할 정도이기도 했는데 그가 언젠가 이런 말을 했었다. “타임이나 뉴스위크를 읽을 수 있다면 회화를 못해도 그건 시간문제입니다”라고 그 말은 사실이다.

고등학생이 수능에 필요로 하는 단어는 아마 6~7000 개 정도일 것이다. 7000개 하면 와 하겠지만 하루에 20개씩 외워간다면 1년이면 끝난다. 지도경험에 의하면 고교생이 특이 여학생이 하루에 단어 20개 외우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10개쯤은 금세 해치웠다. 
우리가 수업시간에 영어가 안 되는 것은, 예컨대 고등하교 1학년인데 그 이전에, 중학교 등에서 외워야 할 단어를 외우지 않았으므로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오는 장애가 거의인 것이다. 더욱이 이런 학생들은 잘 이해하고 있는 학생이, 소위 공부 잘하는 학생이, 고1 과정에 나오는 단어를 10개만 외우면 될 때 이 애는 30개나 40개를 외워야 이해해 갈 수가 있으니 이 쯤 되면 공부는 상당히 어려워진다.

다음은 반복과 방학에 대한 말인데  수학의 해법을 외우는 일도 단어를 기억하는 일도 그 근저에 반복이라는 방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반복이란 것이 오늘 한번 보고  내일  한번 보고 모래  또 한번 보고 하는 식으로 아무렇게나 반복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시간의 간격이 중요하다. 
독일의, 유명한 그 심리학자의 망각률을 독자들께서는 들어서 잘 알고들 있을 것이므로 여기에 적는 것을 생략하지만 요점을 말한다면, 외워 놓고  20분 지나서 검사해 보니 42%가 달아났고 한 시간 후 56%가 달아났는데 이렇게 급속히 달아나던 것이 2일이 지나자 한달 사이에 달아 난 것은 10% 미만이라는 것이다.

즉 가까운 시간 안에  여러 번을 반복하면서 만 2일 간 기억을 유지시켜 놓으면 오랜 간다는 점이다. 
우리의 현실은, 방학이 아니면 이런 반복의 시간을 충분히 잡기가 참으로 어렵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