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만 요란한 ‘K-스마일 특구’ 지정

2016-05-18     제주매일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이 ‘K-Smile 특구’로 지정됐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없어 ‘선언적 특구(特區)’ 수준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마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격이다.

‘K-Smile 캠페인’은 2016~2018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친절과 미소로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함으로써 ‘다시 찾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재)한국방문위원회,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17일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에서 ‘K-Smile 특구 조성 선포식 및 가두 캠페인’을 펼쳤다. 제주를 출발점 삼아 외국인 관광객 환대(歡待) 분위기를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의지와 각오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이나 다름 없다. 현재 마련된 추진방안은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메뉴판과 안내판 4개 국어 병기(倂記), 인사 등 간단한 회화법이 적힌 부채 배포, 상징물 설치 등이 고작이다. 외국어 병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안이 없는데다, 캠페인 이전과 이후 관광객 만족도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소요 예산은 한국방문위원회와 제주도가 집행(執行)한다는 막연한 계획만 잡혀 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 역시 향후 서귀포매일올레상가조합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니, 이게 정부 주도의 캠페인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이 같은 보여주기식 전략으론 ‘외국인이 다시 찾고 싶은 대한민국’은 커녕 비웃음만 받을 뿐이다. 우리나라 관광정책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