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 건수·금액 급증하는 제주도 예산
2016-05-12 제주매일
편성한 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다음 해로 이월(移越)시키는 건수와 금액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애초부터 제주도가 예산을 엉터리로 편성했거나, 아니면 해야 할 일을 안 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2015 회계연도 일반 및 특별회계 결산 검사’ 결과, 제주도의 연도별 사고 및 명시이월 건수와 금액은 2013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2015년 이월 건수 및 금액만 무려 775건 5739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예산 4조8607억원 가운데 14.9%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이월액을 기록했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제주도는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출납(出納) 폐쇄기한이 다음연도 2월 말에서 당해연도 12월 말로 앞당겨진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이보다는 예산집행의 계획성이 매우 부족했다는 것이 결산검사위원들의 분석이다.
일각에선 공무원들이 ‘예산 불용 회피 전략’을 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예산이 불용(不用)될 경우 그 책임의 불똥이 담당 공무원에게 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때문에 불용처리보다는 이월 전략을 택한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기 편성된 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다음 해로 이월시키는 것은 결코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 국민들의 혈세(血稅)를 이렇게 함부로 다뤄도 좋은지 집행부와 도의회 모두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