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생선회 상관없어
흐리거나 비오는 날 '생선회' 먹으면 안된다…신빙성 없어
비가 오거나 흐린날은 생선횟집에 손님의 발길이 떨어진다. 이런 날은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 실험결과, 신빙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편집자 주)
생선회를 많이 먹는 일본에서는 비오고 흐린날이라고 해서 생선회를 먹지 않는 일은 없다. 그럼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오고 흐린날에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할까.
우선 시대상황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양식 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자연산 생선회만 먹었던 시절에는 비오고, 흐린날은 일기 불순으로 고기잡이 배가 출어하지 못하는 경우 많았을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시기에는 며칠 전에 잡아 수조에 가둬뒀던 생선회가 나와 갓 잡은 생선회보다 맛이 떨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양식 기술의 발달로 언제라도 활력이 좋고 맛있는 생선회를 구할 수 있어 이 같은 염려는 없다.
다른 하나는 비가 오거나 흐린날은 맑은 날보다 습도가 높은 관계로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과연 이게 사실일까. 한 연구기관이 패혈증 원인균인 비브리오 블니피쿠스의 증식에 미치는 습도 및 온도의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넙치육에 균을 오염시킨 후, 각종 습도로 조절된 용기에 넣고 30℃ 및 7℃에서 저장하면서 균의 증식 정도를 실험했다.
실험결과, 습도의 영향은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7℃ 저장에서는 횟집에서 생선회를 먹는데 충분한 시간인 2시간까지 균의 증식이 없었다.
따라서 비오고 흐린날 습도가 높기 때문에 식중독이나 패혈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위생적으로 취급하고 저온으로 보관하면 식중독 및 패혈증은 안심해도 된다.
저온시설이 없고 위생관념이 부족했던 시대에는 식중독에 걸릴 수 있었고, 또한 재래식 시장의 노점에서 지나가는 소나기에 흠뻑 젖은 물기를 머금은 생선회가 맛이 좋았을 리가 업다.
그러나 지금은 생선횟집이 옥내에 자리 잡고, 위생적으로 취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활어를 사용하므로 비오는날, 흐린날이라고 해서 식중독에 걸리고 맛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자료제공ㆍ제주도해수어류양식수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