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출, 성고문…자극적 사진 아이들 볼까 겁나”

신광초 ‘파룬궁 집회’ 불편 호소…“행정 조치해야”

2016-05-10     고상현 기자

속보=제주 시내 주요 거리에서 중국 정부의 인권침해를 규탄하는 ‘파룬궁’ 집회가 보행자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는 가운데(본지 5월 9일자 4면 보도), 집회장소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에서도 집회 내용의 ‘선정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어 행정 당국이 적극적으로 조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오후 제주시 연동 모 호텔 앞. 근처 신광초등학교 학생들의 등하굣길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중국 내 기공 수련 단체인 파룬궁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파룬궁에서 거리에 세워 놓은 입간판에는 중국 정부가 파룬궁 회원에게 자행했다는 장기적출, 성 고문 등과 관련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사진 등이 담겨 있었다.

양창진 신광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은 “우리 아이가 이를 보고 안 좋은 영향을 받을까봐서 걱정된다”며 “다른 학부모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 공감해서 학교 운영위원회 차원에서도 몇 차례 의논했지만, 파룬궁 집회가 현재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문제가 되지 않아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집회 내용의 ‘선정성’에 대해 파룬궁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파룬궁 관계자는 “(집회 내용이) 8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중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이 사실을 알릴 수가 없어서 전 세계 주요 관광지에서 집회를 통해 알리고 있다. 다른 나라의 일이라도 교육적인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장의 이야기는 달랐다. 홍성진 신광초등학교장은 “집회가 열리기 시작한 2여 년 전부터 학부모와 선생님들 사이에서 집회 내용에 대해서 우려가 컸다”며 “입간판에는 주로 중국어 설명이 적혀있어서 아이들은 그 내용보다는 자극적인 사진만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차원에서 경찰에 신고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해봤지만, 집회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아서 시정되지 않았다”며 “행정 당국이 집회 관계자들과 협의를 통해 집회 장소를 옮기거나 내용을 수정하는 등 조처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