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단 2도의 차이도 바로잡는 관심
1979년 11월 28일, 237명의 승객과 20명의 승무원을 태운 여객기가 남극 관광을 위해 뉴질랜드를 떠났다. 비행 직전 항공사에서 비행 계획을 변경하고, 항공사 직원은 변경된 비행경로를 컴퓨터에 입력했다.
불행하게도 비행계획이 변경됐다는 사실은 조종사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이륙 후 5시간가량 지난 후, 조종사들은 맥머도만의 바다 위를 날고 있다고 판단, 승객들이 더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도록 고도를 낮췄다.
하지만 여객기는 원래 있었어야 할 위치보다 동쪽으로 43km 가량 떨어진, 해발고도 3794m의 에러버스 산 위였다. 산을 덮고 있던 흰 눈과 상공의 흰 구름으로 인해, 조종사들은 지평선과 하늘을 구별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비행했다.
산이 빠르게 가까워지자 지상접근 경보장치가 울렸으나, 그로부터 6초 뒤 여객기는 약 시속 500km의 속도로 에러버스 산에 부딪혔고, 탑승자는 전원 사망했다.
원래의 경로보다 43km를 벗어난 지점에서 257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 사고에서 항공사 직원이 변경한 비행 좌표의 각도는 단 2도에 불과했다.
이 아주 작은 각도가 257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며 사고 발생에서 던져지는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여러 기관에서 청렴을 영어로 표기할 때 ‘integrity’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단어는 ‘전체’, ‘완전함’을 뜻하는 라틴어인 ‘integer’에서 파생됐다.
옛 서양인들은 모든 일이 흠 없이 온전하게 흘러가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 바로 청렴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사회의 구성원은 청렴한 세상을 꿈꾸며 언제나 갈망하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제주의 가치를 더 크게 하기 위한 기본 자양분은 청렴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2도’와 같은 작은 각도, 미세한 차이가 대형 사고를 유발하듯이 아주 사소한 공직자의 청렴도 결점은 공직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
‘단 2도의 차이’도 관심을 갖고 바라보며 바로 잡을 때, 흠 없이 온전한 사회는 저절로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