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여성 살해 유력 용의자 포착
경찰, 피해자 체크카드로 현금 인출 남성 추적
속보=20대 중국인 여성 피살 사건(본지 4월15일자 4면 보도)을 수사 중인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가 찍힌 사진을 확보해 수사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서귀포경찰서는 피해 여성 A(23·여·중국)씨의 중국 은행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용의자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6~7시 사이 제주시 노형동 모 은행 현금인출기(ATM)에서 A씨의 체크카드로 현금 200여 만원을 인출했다.
이 남성은 현금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현금인출기에 설치된 카메라에 찍혔으나 흰색 모자를 눌러 쓰고 머플러 등으로 얼굴을 가려 선명히 알아볼 수 없다.
경찰은 사진의 화질이 좋지 않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화질 개선을 의뢰했으나 화소가 낮은 데다 내부 조명으로 인한 번짐 현상으로 개선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용의자가 현금을 인출한 후 이동하는 과정에서 다른 폐쇄회로(CC)TV에 찍혔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은행 주변 CCTV 영상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CCTV 영상 보관 기간이 한 달에 불과해 현재까지 영상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18일 체포돼 40시간 이상 구금됐다가 풀려난 30대 남성과 이 용의자와의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A씨가 한국에 입국해 자주 접촉했던 내·외국인 29명에 대해 출국금지·정지 조치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 중 현금인출기 카메라에 찍힌 용의자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은 출국금지·정지 조치가 이뤄진 이들 가운데 의심할 만한 4∼5명의 은행 계좌와 집, 차량 등에 대해 압수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인출기 카메라에 찍힌 남성을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며 “용의자의 신원 파악을 위해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다각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