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교통문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2016-05-02     고창경

제주를 대표하는 섬 속의 섬 우도. 유네스코 3관왕에 빛나는 제주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관광지로 꼽힌다.

약 40여 년 전, 필자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외가인 우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필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우도는 사람과 자연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비양동 붉은 등대 주변을 뛰어 놀며, 해 지는 줄 모르고 보말을 줍던 기억이 지금도 필자에게 남아있는 우도의 이미지이다.

40년이 지나고 얼마 전 다시 우도를 찾았을 때의 느낌은 말 그대로 격세지감 이었다. 자연경관의 모습은 그대로였지만, 그 공간이 차량과 관광객으로 채워져 있었다. 좁은 도로를 렌터카와 이륜차들이 줄지어 운행하는 탓에 몇 걸음 떼기가 무섭게 뒤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피해주기 일쑤였다.

최근 몇 년 사이 차량들이 우도를 점령해 버렸다. 우도를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증가, 2012년 120만 명에서 지난해 200만 명을 넘었다. 관광객이 증가하자 차량대여 사업자들이 우후죽순처럼 몰려들었다. 우도 주민들의 수는 1000명 남짓이지만, 등록 차량 역시 주민 수에 육박하는 935대에 달한다.

문제는 교통사고 역시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우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33건이었는데, 지난해에는 66건으로 정확히 2배가 늘어났다. 무등록 ATV 차량이 해안으로 추락해 관광객이 중상을 입은 사고도 있었다. 관광 성수기인 7~8월 두 달간의 교통사고는 전체의 30.3%에 달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우도의 무등록 ATV 사업이 문제돼 대대적인 행정조치가 진행된 바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에 똑같은 교통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우도의 교통문제가 방치돼서는 안 된다. 시급히 행정기관, 우도주민, 관련업체 등이 지혜를 모아 사업용 차량 총량제나 성수기 입도 관광차량의 제한 등 제도적인 방법에 대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이미 제주도 전역이 차량 폭증으로 교통문제를 겪고 있지만, 최소한 우도와 같은 섬 속의 섬에서 만큼은 놀멍놀멍 걸으며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